‘나르시스의 눈물’을 머금은 수선화

입력
2021.03.29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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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해맞이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봄비 속에 피어난 수선화꽃 사이로 산책을 하고 있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봄비 속에 피어난 수선화꽃 사이로 산책을 하고 있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의 수선화가 봄비 속에 활짝 피어있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의 수선화가 봄비 속에 활짝 피어있다.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오륙도해맞이공원이 있다. 탁 트인 바다와 기암절벽 사이에는 트레킹할 만한 해안산책로가 있는데, 이곳은 인근 주민들은 물론 부산에 온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찾는 명소다.

지난 주말 반가운 봄비를 맞은 해맞이공원은 바다에서 밀려오는 안개가 공원 전체를 감싸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제법 가파른 언덕을 올라 숨을 가다듬으며 안개 낀 바다와 오륙도를 내려다보니, 봄 향기를 머금은 노란색의 수선화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끔 꽃집 앞을 지날 때 봤던 수선화가 지천으로 꽃밭을 이루고 있어 깜짝 놀랐다. 자연은 이렇게 자신을 찾아오는 이에게 ‘뜻밖의 선물’을 안기는가 보다.

수선화는 ‘나르시스가 연못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곳에서 핀 꽃’이라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고결하고 아름답지만 지독한 자기도취에 빠진 수선화. 순간 꽃잎에 맺힌 빗방울이 목동 나르시스의 눈물처럼 보여 가슴이 아려왔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의 수선화가 봄비 속에 활짝 피어있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의 수선화가 봄비 속에 활짝 피어있다.


나무 사이로 외롭게 피어있는 수선화 한 송이.

나무 사이로 외롭게 피어있는 수선화 한 송이.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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