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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안철수의 별의 순간? 2011년 지나갔다...내  순간도 오래전에"

입력
2021.03.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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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라디오 인터뷰
"'별의 순간' 포착 윤석열, 정무 감각 많은 사람"
"尹 5월쯤 본격 행보 나설 듯... 보자면 만날 수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5·18 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5·18 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지지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에는 여전히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결정적 기회를 뜻하는 '별의 순간'은 "2011년에 떴고 그 순간을 놓쳐 버렸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대표의) 인격이나 모든 점에서 지도자로서의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내가 확신을 가졌으면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하는 데 찬성했을지도 모른다"며 "여건이 형성되지 않은 채 혼자 생각해 불쑥 나서면 지도자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건을 포착해 별의 순간을 잡아야 한다"며 "안 대표의 별의 순간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40% 가까이 됐던 2011년으로, 그때 그 순간을 놓쳐 버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오 후보가 승리한 것은 김 위원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처음부터 현명한 시민들이 제1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여론조사 지지율도 안철수씨는 늘 3등이었기 때문에 경선에 들어가면 당연히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1월 6일 나를 찾아왔을 때 내 제안대로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을 했으면 안 후보로 단일화됐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가까이 간다는 건 절대로 불가한 것처럼 생각하고 지금까지 와, 시간이 지나면서 제1야당의 조직력과 안 대표 개인이 경쟁을 하니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세훈 5~7%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선거 결과를 잘 맞혀 왔다"는 김 위원장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후보가 5~7%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일화가 됐다고 해서 22%에 이르는 안 대표의 지지율이 다 넘어오지는 않을 것이고, 3분의 1가량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따박따박 하루에 2%씩 (지지율을) 올릴 자신이 있다"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희망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여론이라는 게 따박따박 2%씩 올라가지 않는다. 계기가 마련돼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 4년 동안에 내놓을 게 뭐가 있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거의 이긴 거 같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박 후보를 위로하기 위해 하는 소리"라며 "선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면 내심 '이 선거 졌구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서는 한명숙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맞붙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두 후보 간 여론조사 지지율이 20% 정도 벌어졌지만 결과는 0.6%포인트 차이였다는 '숨은 표' 사례를 거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당시는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이 내리막길로 가던 상황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사법시험 9번 보며 우여곡절 많이 겪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4월 7일 보궐선거가 끝나면 당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혀 온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보궐선거가 끝나면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는 정계 개편을 해야 하는데 대권 잡겠다는 사람들이 와서 또 패거리 싸움을 하면 모든 게 될 수가 없다"면서도 "4월 8일이 되면 여기(국민의힘)서 사라질 거니까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얘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본격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고 5월 중순쯤 가면 아마 어떤 형태로든 의사 표시가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올해 초 윤 전 총장에게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던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실제로 대권에 도전해 별을 딸 수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순간을) 포착했으니까 이제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부터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렸다. 저런 사람이 하나 나타나면 속된 말로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며 "어떻게 잘 골라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고 그걸 능숙하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조언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과거 대통령들도 이것저것 다 알아서 대통령 한 사람 별로 없다"며 "사법시험을 9번 보는 과정 속에 스스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고,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정치적 도움을 줄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인데 도와주고 안 도와주고 그런 얘기 할 수도 없다"면서도 "한 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대선 등판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 별의 순간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고 답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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