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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 대신 회유… 北 미사일 발사, 美·유엔의 선택

입력
2021.03.26 07:55
수정
2021.03.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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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에 안보리 대신 대북제재위 회의 요청
참석 외교관 직위 낮아… 로이터 "신중한 대응"
유엔 총장 "北, 관련국들과 외교 대화 재개해야"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사진은 2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발사 장면.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사진은 2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발사 장면.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미국ㆍ유엔의 선택은 일단 규탄 대신 회유였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주(駐)유엔 미국 대표부 전언을 인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미국 요청으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회의 소집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회의는 26일이다.

미국이 회의 개최를 요구한 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월 취임 뒤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그 특정한 미사일 시험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금지한) 유엔 결의안 1718호 위반”이라고 말했다. 1718호 결의안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이 채택한 제재안이다.

그러나 대북제재위 회의는 안보리 공식 회의보다 급(級)이 낮아 무게감이 떨어진다. 대사급들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신 상대적으로 직위가 낮은 외교관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에 로이터는 과거보다 신중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대처는 상황이 비슷한 1년 전과 다르다. 역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쏴 올렸던 지난해 3월 유엔은 북한의 행위가 유엔 결의를 어긴 도발이라고 성토하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에 따라 대사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미국이 대북제재위 회의 소집을 고른 건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외교도 준비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북한에 다시 공을 넘긴 것이다. 현재 미국은 대북 정책 수립 막바지 단계다.

유엔도 적극 호응하는 모양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북한이 관련 당사자들과 외교적 관여(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재확인했다. 외교적 관여는 지속 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전했다. 영국도 이날 외무부 아시아 담당 부장관 명의 성명을 통해 “북한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미국과 의미 있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 국방과학원이 신형전술유도탄 2발의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확인했다. 전술유도탄은 북한이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군 당국과 전문가들 추정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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