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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에 '경고' '외교' 동시 응수한 美 바이든

입력
2021.03.26 06:00
수정
2021.03.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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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
北 미사일 질문에 "유엔 결의 위반" 지적
"北 긴장 고조하면 대응...비핵화 외교 준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면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도 했다. 동시에 대화 준비도 돼 있다는 뜻을 밝혀 북한의 응수를 기다리는 모양새도 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외교 순위라고 밝혀 4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완료 후 본격적인 북미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바이든, 유엔 1718호 결의안 언급 관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한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한 미국의 대응과 ‘레드라인(금지선)’ 관련 질문에 “(북한의) 특정한 미사일 시험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금지한) 유엔 결의안 1718호 위반”이라고 답했다.

유엔은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등을 금지하는 1718호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후 북한이 1718호 결의안을 위반하는 군사 도발에 나설 때마다 유엔 차원에서 추가 제재안을 채택, 2017년 결의안 2375호까지 총 8차례의 제재를 적용했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추가 유엔 제재로 이어질지 관심인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결의안 1718호를 언급해 더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동맹ㆍ우방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고,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나는 또한 일정한 형태의 외교도 준비돼 있다”라며 “그러나 (대북) 외교 준비는 비핵화가 최종 결과라는 조건 위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것이 우리가 동맹과 협의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해야 북한과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한이 가장 우선순위를 둔 외교정책이라고 경고했는데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위기를 평가하는 방식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1월 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단거리 4종 세트 중 하나인 '북한판 이스칸데르'(차륜형) 미사일.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1월 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단거리 4종 세트 중 하나인 '북한판 이스칸데르'(차륜형) 미사일.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결과 주목

앞서 북한은 25일 오전 7시 6분과 25분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사거리가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이고,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에도 공식 대응을 자제해왔고, 이날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아직까지 북한과 접촉 자체를 못 한 상황이라 ‘전략적 인내’나 무조건 강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 역시 ‘절제된 반응’이었다.

결국 미국은 다음 주 후반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협의를 거쳐 대북정책을 확정하고, 대북 대화와 압박 병행 전략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26일 제재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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