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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가 춤추고 경주하는 게 괜찮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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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동물공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진도개테마파크 공연은 혈통보전기능과 진돗개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최근 전남 진도군 진도개테마파크의 동물학대 논란에 대해 동물복지 담당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가 기자에게 내놓은 답변이다. 진도개테마파크는 진돗개에게 어질리티(장애물넘기)를 포함해 줄넘기, 경주 등을 시키는데, 한 시민이 "동물보호법이 개정되고 실현되는 지금, 시대를 역행하는 진도개테마파크 폐지를 요청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은 확산했다. 이미 3만6,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먼저 이번 사안에 대한 농림부의 답변에 깜짝 놀랐다. 동물복지정책과라면 적어도 세금이 들어가는 지방자치단체 공연의 목적이 적절한지, 사람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훈련과정에는 문제가 없는지부터 살펴보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 혈통 보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도 모자라 춤과 경주가 진돗개의 영민함과 용맹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지자체를 옹호하는 데 바쁜 모습이었다.
당사자인 진도군은 어질리티 등은 국내외 애견협회가 품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실시하는 프로그램 내용과 비슷하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해부터 춤 공연은 하지 않는다", "이달부터 경주할 때 입마개를 씌우지 않는다", "방사장 안에 들어가서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등의 체험은 운영하지 않는다"는 등 임시방편적 대응에만 급급하다.
정부와 진도군은 시민들이 진도개테마파크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 삼는 이유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개를 가족으로 여기는 이들이 늘고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하면서 예전에는 괜찮다고 용인했던 것에 대해서도 이젠 시민들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기서 시민들이 지적하는 점은 민간에서 해도 문제지만 더욱이 지자체 프로그램이 개를 사람의 볼거리, 눈요기거리, 재미를 위해 이용한다는 부분이다.
더욱이 개가 두 발을 들고 트로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고, 높이 점프해 좁은 링을 통과하고, 사람과 줄넘기를 하고, 입마개를 한 채 경주를 하는 프로그램이 과연 진돗개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적합하냐는 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개 경주는 해외에서도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경주가 부상, 과도한 체력소진, 사회화 기회 부족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고, 미국을 포함해 각 나라에서 축소되는 추세인 것은 왜 인정하지 않을까.
진도군은 훈련 과정에서 학대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한곳에 모여 개의 습성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 위해 평생 훈련을 받아야 하는 진돗개의 삶이 과연 행복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진정 진돗개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면 시대에 맞는 방안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진도개테마파크뿐 아니라 많은 지자체가 동물을 축제나 체험에 동원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시스템이 없다. 차제에 사육, 훈련뿐 아니라 해당 행사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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