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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민심'에 안 꽂히는 오세훈 내곡동 총공세, 왜?

입력
2021.03.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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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사거리에서 선거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사거리에서 선거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연일 제기하며 4ㆍ7 보궐선거 판세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민심은 심드렁하다. 오 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25일 “정권 심판 바람이 워낙 크게 불다 보니, 네거티브 공세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與, 2주 내내 오세훈만 때렸는데…

더불어민주당 야당후보검증 태스크포스(TF)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셀프 보상 의혹이 일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야당후보검증 태스크포스(TF)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셀프 보상 의혹이 일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천준호 민주당 의원이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민주당은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24일까지 16일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해당 의혹을 겨냥해 내놓은 논평이 40건에 달한다. ‘물량 공세’에도 민심은 박 후보 쪽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야권 단일 후보 결정 하루 만인 24일 실시한 조사에서 오 후보(55.0%)가 박 후보(36.5%)를 18.5%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과거 서울시장 재직 때 처가의 내곡동 땅(4,443㎡)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36억5,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①정권 심판 바람 ②LH ‘물타기’의심...견제 효과 희석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2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장 시절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에 대한 추가 증거 제출 등을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2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장 시절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에 대한 추가 증거 제출 등을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배경은 복합적이다. 일단 오 후보의 투기 의혹을 쉽고 명확하게 입증할 '물증'을 민주당이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 후보가 당시 주택지구 지정과 그린벨트 해제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은 현재로선 '의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국 사태, 검찰개혁 피로감, 부동산 정책 실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위기 요인들이 누적돼 정권 심판 바람으로 폭발한 것이 무엇보다 결정적이다. 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후보 개인의 도덕성과 역량을 가르는 ‘인물’ 선거보단 진보·보수 진영 대결인 만큼, 네거티브 이슈의 파괴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

최근 잇따르는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네거티브의 파괴력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다. LH 사태 이후 본인 또는 가족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은 임종성ㆍ서영석 의원 등 7명에 달한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지금은 현 정부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간 상황"이라며 “야당을 겨냥한 공세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같은 냉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LH 사태 와중에 내곡동 카드를 꺼내면서 ‘물타기’를 한다는 비판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의혹과 관련, 정부 문건을 공개하며 "개발 계획이 시작된 건 노무현 정부 때"라고 반박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의혹과 관련, 정부 문건을 공개하며 "개발 계획이 시작된 건 노무현 정부 때"라고 반박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민주당 일부에선 네거티브 선거전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오 후보를 ‘MB(이명박) 키즈’, ‘비리 정치인’으로 규정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남은 선거 기간을 네거티브로만 채우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집권 여당답게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지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논란이 됐던 땅을 표시한 모습. 송정근 기자

서울 서초구 내곡동 지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논란이 됐던 땅을 표시한 모습. 송정근 기자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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