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첫날... 김종인이 '막말 경계령' 내린 이유는

입력
2021.03.25 18:30
수정
2021.03.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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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2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 회의에서 꺼낸 얘기다.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가 다소 유리한 출발선에 선 분위기다. 하지만 남은 선거 기간 예상치 못한 변수에 흐름이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부자 몸조심 해야 한다'는 흐름이 국민의힘 내부에 퍼지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알고 있겠지만, 오 후보 지지율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지금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에 만족하지 말고,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특히 경계를 당부한 것은 '말조심'이다. 김 위원장은 “말 한마디 잘못으로 얼마나 많은 표를 잃을 수 있는지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며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되고 언행에 굉장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실제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를 이끌었던 김 위원장은 차명진 전 의원 등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악몽이 아직 지워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거를 책임지는 야당 대표로 여당의 뒷심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지난해 총선을 치렀던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퍼져 있다. 전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등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다 막상 0.6%포인트 차로 오세훈 후보에게 졌던 전례를 우리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언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긴다고 하니까 의원들이 풀어질 수 있어, 느슨해지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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