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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보는 앞에서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 쐈나

입력
2021.03.25 20: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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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열병식 첫선 이후 실전테스트 남아

2019년 8월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할 당시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9년 8월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할 당시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현재까지 드러난 비행거리와 고도로 판단할 때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무기로, 북한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면서 '첫 시험발사'를 격려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합동참모본부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발사체의 사거리는 450㎞, 고도는 약 60㎞다. 이를 보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나 전술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킴스에 가깝다. 그러나 해당 무기들은 내륙을 관통한 시험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에 무게가 실린다.

2019년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한 사진에 등장한 무기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9년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한 사진에 등장한 무기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현재로선 이미 네 차례 발사가 이뤄진 에이태킴스, 북한판 이스칸데르 그리고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세 가지로 좁혀진다"며 "이 중에서도 아직까지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초대형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가 400㎞에 이르지만 수초 간격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 합참은 이날 오전 7시 6분과 7시 25분에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도입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상대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하강단계에서 저공비행을 한 뒤 급상승(풀업 기동)하는 변칙적인 비행 궤적을 그린다. 지난 1월 북한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인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기존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비해 탄두가 길고 뾰족해진 것이 특징이다. 이동식발사차량(TEL)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었고, TEL 길이도 9m에서 10m로 길어졌다. 무엇보다 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전술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에서 공개된 만큼 실전테스트가 남아 있다.

올 1월 14일 평양에서 열린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량형.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

올 1월 14일 평양에서 열린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량형.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

이 같은 신무기 발사일 경우 김 위원장이 참관했을 가능성이 크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로, 김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는 자리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8차 당대회에서도 "현대전에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에 대해선 "현재 추가 설명할 내용은 없다"며 " 단정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참관했다면 북한 매체의 보도 관행으로 볼 때 이튿날인 26일쯤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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