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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지금은 시끄럽지만 "말도 안 되게 싼데 대체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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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매년 수출 국가를 늘리며 'K푸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식당에서는 국내산 김치를 만나기 힘들다. 1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간 거래(B2B) 김치 시장에서는 중국산 김치의 낮은 단가란 벽이 너무 높은 탓이다.
대상, CJ제일제당 등 김치를 수출하는 대기업들은 국내에선 일찌감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위주로 유통 판로를 텄다. 중국산 김치 위생 우려가 커졌어도 업소용 김치가 유통되는 B2B 시장에선 반사이익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김치는 매년 수출액 기록을 경신하며 해외 무대에서 맹활약 중이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전년 대비 37% 넘게 증가한 1억4,451만 달러(약 1,636억 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에서 발효식품 인기가 높아진 데다 수출 국가를 늘리고 제품을 현지화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결합된 결과다.
김치가 불티나게 수출되는 동안 국내에는 중국산 김치가 쏟아져 들어왔다. 관세청이 집계한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5,200만 달러(약 1,724억 원)로 역대 최대였다. 수입 김치의 99.99%는 중국산이고, 대부분 B2B 시장에서 거래된다.
지난해 업계 추정 1조 4,000억 원 규모의 상품김치 시장에서 B2B 비중은 9,800억 원이다. 전체 시장의 68%, 그중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 김치라는 얘기다.
김치 종주국이라는 위상이 무색하게 식당이 중국산 김치에 점령당한 건 가격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가 수출하는 김치 단가는 톤당 3,000달러 이상인데 수입 단가는 500달러 이하다.
식당들이 중국산 김치를 쓰게 된 데는 가격뿐 아니라 규제 문제도 얽혀있다. 2011년 김치가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8년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은 업소용 김치 시장에 진입할 수 없었다.
규제는 2019년 해제됐지만 대기업과 공공기관, 대한민국김치협회 등 관련 단체의 자율협약에 따라 대기업은 일반 식당 및 대학에서 철수하고 중·고교 급식 및 군납시장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 법적 강제성은 없어도 여전히 대기업 김치가 일반 식당에 진출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중국산 김치 수요가 감소해도 식당에서 국내산 김치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전체 매출에서 대형 마트, 온라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B2C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비비고 김치를 생산하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B2B와는 시장 자체가 달라 대체품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급식업체 등에서 국내산을 쓰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납품 단가 문의 전화는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가집 김치를 생산하는 대상 관계자는 "최근 납품 단가 문의가 늘었어도 시장 분위기가 금방 바뀔 수 있어 반사이익 여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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