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에 월병이 웬 말?… '조선구마사' 첫 회부터 역사왜곡 논란

입력
2021.03.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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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음식·장식품 등에 태종 '살인마' 표현 논란
박계옥 작가 전작 '철인왕후'서도 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측이 중국풍 소품과 음식 사용에 대해 해명했다. SBS 화면 캡처

'조선구마사' 측이 중국풍 소품과 음식 사용에 대해 해명했다. SBS 화면 캡처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첫 회부터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논란에 "상상력"이라고 해명했다.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동북공정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된 것은 중국 전통 음식이 올라간 술상, 태종과 충녕대군(훗날 세종)에 대한 역사왜곡 등이었다. 구마 전문 신부 요한의 통역사인 마르코(서동원)가 요구한 기생집에는 중국 간식인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이 상 위에 올라왔다. 방 내부도 중국식 실내 장식품들로 가득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조선을 뒤덮은 생시(좀비)들과 싸우는 태종 이방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태종을 백성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살인마로 묘사해 비판이 쏟아졌다.

조선구마사를 쓴 박계옥 작가의 역사 왜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계옥 작가는 앞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tvN 퓨전 사극 드라마 '철인왕후'를 집필하기도 했다.

지난달 종영한 '철인왕후'는 "조선왕조 실록 한낱 지라시"라는 대사와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에 심취한 캐릭터로 그린 점 등을 지적받았다. 결국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물 관계도 속 '풍양 조문'을 '풍안 조문'으로 '안동 김문'을 '안송 김문'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제작진 "'중국인 왕래 잦지 않았을까' 상상력 가미" 해명

'조선구마사' 감우성(이방원)이 생시로 의심되는 문우진(강녕대군)을 죽이려 했다. SBS 방송캡처

'조선구마사' 감우성(이방원)이 생시로 의심되는 문우진(강녕대군)을 죽이려 했다. SBS 방송캡처

누리꾼들도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해당 작가가 꼭 드라마마다 넣는 말이 있는데 '조선족'이 꼭 언급된다" "작가 소속사도 이번에 중국으로 옮겼다고 한다" "사극에 월병이 저렇게 대놓고 나올 수 있나" "종편도 아니고 지상파인데 말이 안 된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극 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에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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