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자국' 6세 사망...검찰, 외삼촌 부부 살인죄 적용 구속 기소

입력
2021.03.23 12:00
수정
2021.03.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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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긴급체포됐지만 풀려나

최근 아동학대 사망 주요 사례. 그래픽=송정근

최근 아동학대 사망 주요 사례. 그래픽=송정근


검찰이 여섯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외삼촌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인천지검 형사3부(부장 김태운)는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A(39)씨와 그의 아내(30)를 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이들이 조카 B(사망 당시 6세)양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거나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고 죄명을 변경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A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인천 중구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조카 B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아내는 지난해 8월 22일 오후 4시 11분쯤 "아이(B양)가 구토한 뒤 쓰러졌다"고 119에 신고했다. B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B양의 얼굴과 팔, 가슴 등에선 멍자국이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양이 사망한 다음날인 지난해 8월 23일 오전 4시쯤 A씨를 조사하던 중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긴급 체포했다. A씨는 당시 경찰에서 "조카를 때리지 않았고 멍 자국이 생긴 이유를 모르겠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의 아내도 경찰에서 "조카가 평소에도 구토를 자주했고 가구 등에도 잘 부딪혔다"며 "멍 자국이 왜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B양 사인이 규명되지 않아 A씨를 석방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6개월간 보강수사를 벌여 "B양이 외력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A씨 부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양은 지난해 4월 28일 외할아버지에 의해 외삼촌 부부에게 맡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B양의 친모와 외할아버지는 경찰에서 "사촌들과 함께 있으면 사회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아이가 통화할 때마다 밝은 모습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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