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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일 유력 후보 사망...아프리카 정치인의 '코로나 수난'

입력
2021.03.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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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대선 출마했던 콜레라 전 장관
확진 판정 받고 프랑스 이송 중 숨져
국가 위신 탓 사인 바꿔치기도 파다

콩고 대선 당일인 21일 코로나19로 숨진 야권 유력 후보 기브리스 파르페 콜레라 전 장관이 19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콩고 대선 당일인 21일 코로나19로 숨진 야권 유력 후보 기브리스 파르페 콜레라 전 장관이 19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정치인들이 ‘감염병 수난’을 겪고 있다. 급기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대선 당일 숨진 후보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도력 부재와 국가 위신 추락을 우려해 사인을 숨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콩고공화국 대선에 출마했던 야권 유력 후보 기브리스 파르페 콜레라 전 장관이 대선 당일인 전날 숨졌다. 콜레라 전 장관은 직전 대선인 2016년 15%를 득표해 드니 사수 응게소 대통령의 36년 장기집권을 끊을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19일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투표를 독려할 만큼 열의를 보였고, 대선 당일엔 프랑스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기내에서 사망했다.

아프리카 유력 정치인이 코로나19로 유명을 달리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월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잭슨 음템부 대통령실 장관이 숨졌다. 음템부 장관은 남아공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총괄한 인물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아프리카에 코로나19가 퍼지던 지난해 4월에는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심복’ 아바 키아리 비서실장이 세상을 떠났다.

공식적인 죽음만 이렇다. 국민 동요를 막으려 코로나19 사인을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도 파다하다. 17일 사망 사실이 공개된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부통령은 마구풀리 대통령의 사망을 알리면서 10년 동안 앓은 심장질환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벨기에에 망명 중인 야당 지도자 툰두 리수는 AFP통신에 “마구풀리는 코로나19로 죽었다”고 주장했다. 리수는 마구풀리 대통령이 ‘기도로 코로나19를 이겨야 한다’ ‘백신은 서구권의 음모’ 등 거짓 주장을 일삼은 점을 들어 “(죽음은)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돌연 숨진 피에르 운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는 의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부룬디 정부는 당시 운쿠룬지자 대통령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발표했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케냐로 치료를 받으러 떠났다”고 보도했다. 운쿠룬지자도 감염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 역시 재임할 때 봉쇄 조치를 거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방조했던 만큼, 정부가 대외 신뢰도를 고려해 ‘가짜 발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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