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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없어요"... 베트남 한국어 교원 양성 시급

입력
2021.03.25 05:00
15면

<21> 높아진 한국어 위상

편집자주

국내 일간지 최초로 2017년 베트남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 가 2020년 2월 부임한 2기 특파원을 통해 두 번째 인사(짜오)를 건넵니다. 베트남 사회 전반을 폭넓게 소개한 3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베트남의 오늘을 격주 목요일마다 전달합니다.

고지형 베트남 호찌민 한국교육원장이 20일 하노이에서 열린 한국어교사 양성 과정 수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호찌민 한국교육원 제공

고지형 베트남 호찌민 한국교육원장이 20일 하노이에서 열린 한국어교사 양성 과정 수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호찌민 한국교육원 제공

한국어가 베트남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요소도 여전히 많다.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할 한국어 교원 양성은 기본이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한국어 사설학원들의 교육 품질을 개선하는 것도 숙제다.

고지형 호찌민 한국교육원장은 2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제는 양적인 한국어 교육 확대에 치우치지 말고 질적 개선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단언했다. 정규 교육과정 편성이란 성과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교육의 본질부터 튼튼히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고 원장은 현재 베트남에 한국어 교육 제도가 연착륙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어 “그간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은 한국인과 결혼하거나 한국에 취업하려는 성인 중심이었다”면서 “장기적 발전의 기틀이 잡힌 만큼 올해부터는 품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한국어를 가르칠 선생님들을 다수 확보하는 일이다. 호찌민 한국교육원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27명의 한국어 전문 교원을 양성했지만 기존 수요를 맞추기에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해외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세종학당의 경우 베트남에 전체의 7%에 해당하는 15개 학당이 있으나, 학생 규모는 1만2,000여명으로 17%를 차지한다. 당연히 교원 일인당 학생 수도 제일 많다.

해법 중 하나인 한국에서 교사를 보내는 방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가로막혔다. 지난해와 올해 파견 예정이던 교원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자 절차 등이 까다로워져 베트남에 입국하지 못했다. 고 원장은 “양국 정부가 필수 기업인 특별입국을 성사시킨 것처럼 교원들에 대해서도 입국절차를 간소화해 안정적 체류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전역에 수천 개나 난립한 비인가 한국어 사설학원과 유학센터를 교통 정리하는 작업 역시 서둘러야 한다. 이들 시설의 강사 대부분이 전문 자격증 없이 한국어과 학사 과정만 수료한 학생들이다 보니 교육의 질이 높지 않다. 여기에 한국어 인기에 편승한 교민사회의 이권 다툼도 심각한 상황이다. 2012년 2,965명에 불과하던 베트남 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수가 2019년 2만8,253명으로 10배 가까이 껑충 뛰자 너도나도 한국어 학원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고 원장은 “베트남 교육당국은 한국어 학원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승인 후에도 자격 요건을 유지하는지 관리ㆍ감독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며 “한국 교육부도 기존 학원 강사들을 재교육해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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