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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이 더러워서 결석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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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육부가 2013~2014년 전국 1만6,758개 교육구 9만5,507개 공립학교 재학생 약 5,004만 명을 대상으로 인종·지역별 학업성취도 등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벌여 2016년 보고서를 냈다. 교육 불평등 실태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모든 부정적인 항목에서 아시안계를 제외한 비(非) 백인 학생들의 비중이 높았다. 연간 15일 이상 상습 결석(chronical absenteeism)자가 연간 680만 명(14%)이 넘고, 학년이 오를수록 숫자도 늘어 초등학생 10명 중 1명(11%)이던 상습 결석자가 고교생이 되면 5명 중 1명꼴(19%)에 이른다는 데이터도 있었다. 그 역시 원주민, 흑인, 라틴계 순으로 많았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깁슨(Gibson) 초등학교 교장 멜러디 건(Melody Gunn)의 가장 큰 고민도 그거였다. 2015년 그는 결석생들의 가정을 방문해 학부모 등과 면담한 결과, 사소한 듯 보이지만 의외로 큰 원인 하나를 발견했다. 교복 세탁 문제, 즉 다수의 저소득층 가정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없어서 빨지 못한 교복과 운동복이 등교의 허들이라는 점이었다.
지역 환경과 피부색은 바꿔줄 수 없지만, 빨래는 어떻게 해볼 수 있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건은 글로벌 가전업체 월풀(Whirlpool)사에 도움을 청했다.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쓸 수 있는 공용 세탁기와 건조기를 기증해달라는 거였다. 월풀사도 자체 조사 결과 카운티 내 600개 공립학교 재학생 약 20%가 세탁문제를 고민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듬해 3월 25일 월풀사는 세인트루이스와 페어필드 학교에 각 17개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기부했다.
'케어 카운트(Care Counts) 프로그램'이 그렇게 시작됐고, 현재는 미국 18개 도시 82개 학교로 확산됐다. 일부 학교는 자원봉사자들이 교복 빨래 대행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등교율 추이에 대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학생과 교사들이 체감하는 효과와 반응은 한결같이 '원더풀하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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