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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 갈등 조율 조남관… 차기 총장은 '가물가물'

입력
2021.03.22 04:30
수정
2021.03.22 09:5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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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내 신망 높아졌지만 여권 불신도 커져
문 대통령과 인연 불구, 최근 행보로 '눈밖'
"이성윤·한동수 등 친정부 성향 유력" 분석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이 '무혐의 종결’ 처리되면서 조남관(56) 검찰총장 직무대행(총장대행)의 검찰 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대검찰청 부장(검사장급) 회의에서 기소 여부를 재심의하라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면서도 일선 고검장 6명을 회의에 참석시키는 '묘수'로 검찰의 기존 무혐의 종결 결론을 유지시켰기 때문이다. 검찰 내에선 조 총장대행이 차기 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반대로 여권에선 대검의 재심의 결과에 반발하고 있어 오히려 총장 자리에서 멀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총장대행은 지난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간 갈등 국면에서 조율자로 나서면서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2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인연을 쌓았고, 현 정부 출범 직후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된 후 요직을 두루 거쳐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말 윤 전 총장 징계 국면 때 윤 전 총장 편을 든 데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여권에선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 신임이 올라갈수록 차기 총장에선 멀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내 편'이라고 여겼던 조 총장대행의 행보에 실망한 청와대와 여권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자 대표적인 친정부 검사로 꼽히는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서울중앙지검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단행된 검사장 인사에서도 윤 전 총장 의견과 달리 유임됐다. 여권에선 이 지검장이 정권에 불리한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어 호의적이다. 하지만,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조직 신망을 잃었고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부담스러워하는 측면도 있다.

일각에선 여권의 눈 밖에 난 조 총장대행 대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총장 후보로 거론하기도 한다. 그는 19일 열린 대검 부장회의에서 재소자의 모해위증 혐의를 두고 압도적 다수 의견에 반하는 기소 의견을 고수해 눈길을 끌었다. 한 부장이 총장이 될 경우 최초의 비(非)검사 출신이란 상징성이 있고, 검찰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살릴 수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성윤 지검장과 한동수 부장의 경우 정권에 대한 충성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조직 내 신망이 부족하다”며 "그럼에도 검찰 조직의 힘을 빼기 위해 '믿을 만한 총장'을 앉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성윤(왼쪽) 서울중앙지검장이 2018년 1월 국립현충원 참배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성윤(왼쪽) 서울중앙지검장이 2018년 1월 국립현충원 참배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는 지난 11일 신임 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9명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후보추천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총장 후보자로 3명 이상을 추천하면 장관이 위원회 추천을 존중해 총장 후보자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법무부는 15일부터 22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검찰총장 제청 대상자로 적합한 인물을 국민에게서 천거받고 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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