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갈등'만 노출? 오세훈·안철수, 중요해진 '화학적 결합'

입력
2021.03.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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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왼쪽)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 단계다. 여론조사 시점과 문항 세부 조율 등만 합의하면, 단일화 협상은 성사된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막판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던 만큼, 향후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질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두 후보 측은 21일 오전 10시 실무협상단 만남을 통해 단일화 최종 합의 도출에 들어간다. 전날 양측은 여론조사기관 2곳에 적합도와 경쟁력을 50%씩 반영해 조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조사 표본은 1곳의 여론조사기관마다 1,600개씩이며, 100% 무선 안심번호를 이용한 방식에 합의했다.

조사 시점을 두고는 최종 조율이 필요하다. 휴일이 낀 이날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안 후보 측 주장과 22, 23일 실시해도 늦지 않다는 오 후보 측 주장이 맞서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및 서울당협위원장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및 서울당협위원장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합의문 최종 서명만 남았지만, 야권 내부에서는 단일화 승패가 갈린 이후를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미 두 후보는 지난 19일 전에 없는 ‘양보’ 경쟁을 하는 등 신경전의 절정을 보여줬다. 18일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부인을 겨냥한 안 후보에 대해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다”는 원색적 비난까지 주고 받았다. 단일화를 촉구했던 김무성 이재오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일부 원로들은 협상과정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후보 단일화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김 위원장을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무성(왼쪽) 이재오 전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시민, 사회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김무성(왼쪽) 이재오 전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시민, 사회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두 후보 측 갈등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 양상까지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이 때문에 양당 내부에서는 "단일화 이후 시너지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를 우려한 듯 이미 두 후보는 지난 10일 비공개 회동에서 서울시 공동운영을 위한 '정책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단일화 협상 과정부터 두 후보가 공통된 비전을 수립하고 정책을 공유한다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단일화 이후 패자 쪽 지지층을 잡아 놓기 위한 속내도 담겨 있었다.

선거 전략의 '귀재'라 불리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원에 나서기 시작하는 등 본격화하는 여권의 공세도 단일화 이후 두 후보의 화학적 결합을 더 필요하게 하는 이유다. 한 야권 관계자는 20일 "선거가 아직 보름 가깝게 남았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선거에 작용할지 모른다"며 "승패를 떠나 두 후보가 단일화 이후에도 이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본선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키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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