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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알래스카 회담 합의문도 없이 냉랭하게 종료

입력
2021.03.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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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첫 미중 고위급 회담 끝나
美 블링컨·中 양제츠 "솔직한 대화" 평가
공동 보도문 형식 간이 합의문도 없어

미국 토니 블링컨(오른쪽 두 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양제츠(왼쪽 두 번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을 시작하고 있다. 앵커리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토니 블링컨(오른쪽 두 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양제츠(왼쪽 두 번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을 시작하고 있다. 앵커리지=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렸던 미중 고위급 회담이 19일(현지시간) 합의문도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 미중 양국은 회담 초반부터 싸늘한 말싸움을 이어가는 등 냉랭한 양국관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바이든 행정부 4년 내내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양국은 모두 "솔직한 대화였다"고 이번 회담을 평가해 미중 양측이 회담 결과 검토 후 추가 논의를 진행하며 타협과 대립을 병행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18일부터 1박 2일간 미국 알래스카주(州) 앵커리지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회담은 3차례 회의 끝에 공동 발표문을 내지 않고 각자 기자회견을 갖는 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나섰다.

미국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회담 종료 후 블링컨 장관은 “이제부터 워싱턴으로 돌아가 정책을 검토하고 앞으로의 추진 방안에 관해 동맹국, 우방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15~18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고, 18일부터 이틀간 미중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광범위한 문제를 놓고 심각하나 솔직한 대화를 가질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홍콩, 신장, 티벳, 대만, 사이버 공격 등 미중 간 현안을 논의했고 중국은 방어적 입장을 보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측 양 정치국원도 “솔직하고 건설적이며 유익한 자리였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물론 쌍방에는 몇 가지 중대한 차이점도 여전히 남았다”라며 “양측은 앞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인 궤도를 향해 우리의 진로를 인도하기 위해 ‘무갈등’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 입장에서 주권이 원칙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공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회담에서는 또 북한 문제도 논의됐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의제에 관해 오랜 시간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북핵 문제를 두고 미중 양국이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도 이번 미중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앞서 미중 양측은 18일 회담 초반 모두발언부터 1시간 가까이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행동이 국제사회 안정성을 유지해온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위협한다”며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이슈와 함께 홍콩ㆍ대만 문제, 미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동맹을 향한 경제적 강압도 회담 주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신장, 홍콩, 대만은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며 “중국은 미국의 내정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의 인권이 최저 수준” “미국 내 많은 사람이 미국 민주주의를 신뢰하지 않는다” 등의 역공도 펼쳤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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