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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찰, 애틀랜타 총격 '증오범죄' 기소한다지만... '뒷북' 논란 거세져

입력
2021.03.19 14:30
수정
2021.03.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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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용의자 性 중독" 브리핑 책임자 교체
바이든, 애틀랜타서 아시아계 긴급 간담회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옥상에 18일 애틀랜타 연쇄 총격 희생자를 기리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포고문을 발표해 22일까지 백악관을 비롯해 미 전역의 공공기관과 시설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명령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옥상에 18일 애틀랜타 연쇄 총격 희생자를 기리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포고문을 발표해 22일까지 백악관을 비롯해 미 전역의 공공기관과 시설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명령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한인 4명 등 8명이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수사 중인 미 경찰이 ‘증오범죄’ 기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용의자의 ‘성(性) 중독’ 진술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던 수사 당국 관계자가 교체되기도 했다. 미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이 수사 태도와 방향을 뒤늦게 바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찰스 햄프턴 애틀랜타 부경찰국장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경찰이 증오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수사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으며 우리 수사에서 어떤 것도 논외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 AP통신 등은 경찰이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에 대해 증오범죄 기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롱은 16일 오후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어 애틀랜타 시내 스파 2곳을 찾아가 한인 여성 4명을 살해한 뒤 체포됐다.

용의자가 사건 현장인 마사지숍, 스파 등을 평소 방문했던 사실도 확인했다. 햄프턴 부국장은 “(용의자가 사건 전에) 자주 그 지역을 방문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히 언제, 어떤 목적으로 방문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아시아-히스패닉계 남성이 1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으로 4명이 숨진 애크워스의 영 아시안 마사지 숍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아시안 증오 범죄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애크워스=AP 뉴시스

아시아-히스패닉계 남성이 1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으로 4명이 숨진 애크워스의 영 아시안 마사지 숍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아시안 증오 범죄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애크워스=AP 뉴시스

경찰이 인종 증오범죄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사흘째 이어졌다. 앞서 수사 당국은 17일 브리핑에서 증오범죄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혀 비판이 제기됐다. 또 용의자의 성 중독 경력도 언급해 범행 동기 논란을 키웠다. 특히 사건이 발생했던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제이 베이커 대변인이 “그(총격범 롱)는 완전히 지쳐 있었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었다.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두둔성 발언을 하면서 미 전역에서 규탄 여론이 일었다. 결국 베이커 대변인은 이날부터 대변인 업무에서 배제됐다.

백악관과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연방 관공서와 군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19일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애틀랜타를 방문해 현지 아시아계 지도자와 간담회도 연다. 원래 잡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법안 통과 홍보 일정에 간담회를 급히 추가해 아시아계 미국인 증오범죄 급증을 규탄하고 민심을 달래려는 것이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헌법ㆍ민권ㆍ시민적 자유 소위원회도 이날 한국계 영 김ㆍ미셸 박 스틸 의원 등이 증인으로 나와 아시아계 대상 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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