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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Z백신 "문제없다"지만… 후유증만 남긴 '혈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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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혈전(혈액 응고)’ 유발 오명에서 벗어났다. 유럽연합(EU) 의약품 규제 당국이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백신 사용을 멈췄던 유럽 국가들도 즉각 접종 재개에 나섰다. 그러나 각국의 ‘몸 사리기’는 백신 불신이란 부작용을 남겼다. 또 일부 국가는 안전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당분간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8일(현지시간) 안전성위원회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결론지었다. 백신을 계속 맞아도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영국과 유럽에서 해당 백신을 맞은 2,000만 명 중 보고된 혈전 생성 사례 25건을 분석한 결과, 발생 비율이 일반 인구에서 예상되는 수치보다 더 적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EMA의 보증을 기다렸다는 듯,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19일부터, 스페인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은 다음 주부터 접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접종 중단 후유증은 지금부터다. 우선 각국의 잇단 방어조치 탓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은 커질 대로 커졌다. ‘위험 백신’이란 꼬리표가 붙은 상황이라 이미지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다. 정부가 접종을 재개해도 백신을 기피하는 여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날 “유럽에서 접종 중단이 확산된 뒤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기로 한 사람이 접종 센터에 나오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가 접종을 멈춘 사이 감염병은 유럽에서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이날 프랑스는 파리 등 수도권 지역에 세 번째 봉쇄령을 내렸다. 일일 감염 규모가 3만5,000명을 기록하는 등 3차 대유행 조짐이 확실해지자 내린 조치다. 이탈리아 역시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을 상회하면서 15일부터 재봉쇄에 들어갔다.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면 확산세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EMA 발표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저 안전하다고만 강변했을 뿐, 혈전이 왜 생겼는지를 확실히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EMA 스스로도 “드문 종류의 혈전과 백신 접종 간 연관성을 확실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가뜩이나 이날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뇌혈전이 발생한 사례가 13건으로 사흘 만에 두 배 가까이 늘면서 과학적 규명이란 숙제는 그대로 남게 됐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가 EMA 권고에도 백신 접종 중단 방침을 유지키로 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카밀라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상황을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 접종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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