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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욱”~ 한미 안보 투톱은 회담장에서 서로 이름 불렀다

입력
2021.03.18 20:30
수정
2021.03.18 21: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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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블링컨, 실무진 배석 없이 25분 회담
오스틴 미 국방장관, 현충원 참배도
'기자 출신' 블링컨은 젊은 언론인과? 간담회

정의용(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용(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회담 중에 서로 ‘토니’, ‘욱’ 이라고 불러서 보기 좋았다.”

5년 만에 마주 앉은 한미 외교·국방장관 간 '2+2회담'은 서로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를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1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8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한미는 ‘Minister’(장관)라는 딱딱한 호칭 대신 서로 ‘토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욱’(서욱 국방부 장관) 등으로 불렀다고 전해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2+2회담 이후에도 실무진 배석 없이 1 대 1로 정 장관 집무실에서 25분간 소통의 시간을 보냈다.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취재진과 만나 "양국 장관이 서로의 이름을 부를 정도로 회담장 분위기가 상당히 우호적이었다"며 “광범위한 주제들에 대한 포괄적이고 솔직한 대화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오갔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15분 넘기는 바람에 이후 예정된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과 공동기자회견이 연달아 지연되기도 했다.

로버트 랩슨(앞줄 왼쪽)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정은보(앞줄 오른쪽)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에서 사인한 후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뒷줄 왼쪽부터) 미 국방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로버트 랩슨(앞줄 왼쪽)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정은보(앞줄 오른쪽)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에서 사인한 후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뒷줄 왼쪽부터) 미 국방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던 2+2회담인 만큼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과 한미 우호를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달 초 타결된 방위비분담금 합의문에 가서명하는 행사를 미 측 외교·안보 투톱의 방한 일정에 맞춘 것이 대표적이다. 가서명식에서 정은보 우리 측 협상대표와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합의문에 사인하자 양국 장관들은 뒤에서 박수를 쳤다.

로이드 오스틴(오른쪽) 미국 국방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로이드 오스틴(오른쪽) 미국 국방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날 오후 청와대 예방을 마치고 서 장관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것도 마찬가지다. 6·25 전사자가 묻혀 있는 현충원은 피를 나눈 혈맹인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소다. 한미동맹의 역사가 사실상 6·25 전쟁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오스틴 장관은 참배 전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위대한 군인들에게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라고 적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국방장관이 방한할 때마다 매번 현충원을 찾지는 않는다"며 "바이든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의 첫 방한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작성한 방명록. 사진공동취재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작성한 방명록. 사진공동취재단


기자 출신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한국의 20·30대 젊은 언론인들과 화상 간담회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일정은 하버드대 재학 시절 학보사 '하버드 크림슨'에서 활동했고 졸업 후 1년 동안 '뉴욕 리퍼블릭' 잡지 기자로 일했던 블링컨 장관의 요구로 마련됐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사회로 진행된 화상 간담회에서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에서 자유 언론은 필수"라며 "공직자로서 때로는 언론이 많이 고맙진 않지만 그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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