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백조의 호수'처럼... 물방울의 '우아한 변신'

입력
2021.03.20 11:00
15면
구독

코브라·푸들·행성... '무한 변신'하는 물방울
유리 공예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도...?
22일 '세계 물의 날' 맞아 물의 소중함 되새겨야

자유낙하하는 물방울이 또 다른 물 표면과 충돌하면서 호수 위에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 모양을 만들었다. 적절한 조명과 특수 렌즈를 이용해 순간 포착한 물방울의 다양한 형태가 마치 유리 공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서재훈 기자

자유낙하하는 물방울이 또 다른 물 표면과 충돌하면서 호수 위에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 모양을 만들었다. 적절한 조명과 특수 렌즈를 이용해 순간 포착한 물방울의 다양한 형태가 마치 유리 공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서재훈 기자


물방울은 자유낙하하거나 충돌하는 순간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낸다. 서재훈 기자

물방울은 자유낙하하거나 충돌하는 순간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낸다. 서재훈 기자


물방울이 또 다른 물 표면과 부딪히면서 거실에 놓인 화분 속 '분재' 같은 형태가 만들어졌다. 서재훈 기자

물방울이 또 다른 물 표면과 부딪히면서 거실에 놓인 화분 속 '분재' 같은 형태가 만들어졌다. 서재훈 기자


평소 물의 소중함을 얼마나 느끼나요. 공기처럼 흔하고 항상 부족함이 없는 물, 그 존재조차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가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입니다. 수질 오염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전 세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특별히 기념일을 정한 것이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요즘, 물의 날이 전하는 의미 또한 평소와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물'을 찍어 봤습니다. 아무리 작은 물방울이라도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지 않고 흘러버리지만 '순간 포착'이라는 사진적 행위를 통해 다양한 모양으로 프레임 속에 고정됩니다. 물론, 몇 가지 장비와 장치가 필요합니다. 물의 형태를 강조해 줄 조명과 클로즈업에 필요한 특수 렌즈, 물방울을 일정한 높이와 속도로 떨어뜨려 주는 장비 등등.

물이 자유낙하를 시작하면, 표면 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면적이 가장 작은 '구형'을 띱니다. 흔히 '물방울'이라고 부르죠. 이 물방울이 또 다른 물과 부딪히는 순간 '변신'이 시작됩니다. 100분의 1초, 또는 200분의 1초의 짧은 순간에 포착된 물의 모양은 그야말로 '변화무쌍' 그 자체입니다.

물방울의 충돌로 만들어진 '행성' 또는 '지구' 모양. 서재훈 기자

물방울의 충돌로 만들어진 '행성' 또는 '지구' 모양. 서재훈 기자


자유낙하한 물방울이 물의 표면과 충돌하면서 '푸들'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서재훈 기자

자유낙하한 물방울이 물의 표면과 충돌하면서 '푸들'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서재훈 기자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물방울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똑' 하고 물 위에 떨어진 물방울이 다시 튀어오르면, 마치 우주의 한 행성, 특히 표면의 70%를 물로 채우고 있는 지구로 보이지 않을까요. 종일 물방울을 찍다 보니, 어떤 물방울은 호수 표면에 떠 있는 백조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냥 신이 난 푸들 강아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잔뜩 약이 오른 뱀이나 거실에 놓인 분재가 연상되기도 하네요. 나란히 놓고 보니 마치 유리 공예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물방울이 충돌하는 순간, 또아리를 틀고 있던 '코브라'가 성이 나서 일어난 듯한 모양이 만들어졌다. 서재훈 기자

물방울이 충돌하는 순간, 또아리를 틀고 있던 '코브라'가 성이 나서 일어난 듯한 모양이 만들어졌다. 서재훈 기자



이번엔 '곰'.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형태는 무한하다. 서재훈 기자

이번엔 '곰'.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형태는 무한하다. 서재훈 기자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물의 형태는 무한하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단 1% 정도만 사용 가능하다고 하죠. 실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연간 1인당 사용 가능한 수자원량(1,700㎥)을 기준으로 ‘풍요’와 ‘부족’ 국가로 나누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인당 1,453㎥에 불과해 '물 부족 국가'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일상에서 물 낭비가 습관적으로 이어지고 오·폐수로 인한 물 오염 또한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사진 속의 물이 사뭇 다르게 보이듯,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소중함을 다시 새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 표면에 떨어진 직후 다시 튀어오른 물방울. 자세히 보면 '사람의 옆 얼굴'이 연상된다. 서재훈 기자

물 표면에 떨어진 직후 다시 튀어오른 물방울. 자세히 보면 '사람의 옆 얼굴'이 연상된다. 서재훈 기자



자유낙하하는 물방울이 마치 '거북이'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서재훈 기자

자유낙하하는 물방울이 마치 '거북이'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서재훈 기자


'팽이'를 연상시키는 물방울. 서재훈 기자

'팽이'를 연상시키는 물방울. 서재훈 기자


물방울이 또 다른 물 표면과 충돌하는 순간을 특수 렌즈와 조명을 활용해 촬영하면 다양한 형태가 나온다. 왼쪽부터 '올빼미' '타조' '닭'을 닮은 물방울. 서재훈 기자

물방울이 또 다른 물 표면과 충돌하는 순간을 특수 렌즈와 조명을 활용해 촬영하면 다양한 형태가 나온다. 왼쪽부터 '올빼미' '타조' '닭'을 닮은 물방울. 서재훈 기자


서재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