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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힌 미얀마 군부 "시민 예금 전부 몰수하겠다"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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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시민불복종운동(CDM)’의 핵심 기반인 금융권에 ‘예금 몰수’를 예고했다. 국제사회 제재로 군정 운영자금이 서서히 말라가는 상황을 타개하고 CDM을 원천부터 분쇄하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예금 강제 이체를 막을 방안을 강구하면서 저항 동력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군부의 거듭된 유혈 진압에 시위 사망자 수는 어느덧 200명을 넘어섰다.
18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군부는 앞서 9일 CDM에 참가한 자국 민간은행들을 상대로 “문을 열지 않으면 중앙은행을 통해 미야와디 은행이나 미얀마 경제은행에 문제 은행들의 전체 예금계좌를 이체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미야와디 은행은 군 소유 금융기관이며, 경제은행 역시 군정이 온전히 통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재제로 자금난에 처한 군부가 시민들의 쌈짓돈을 통치자금으로 강탈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파업 금융인들은 군부의 협박에도 버티는 중이다. 믿는 구석은 있다. 전국 500개 지점을 가진 미얀마 최대 캄보자 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스템이 마비되면서 군부의 위기감이 커졌으나 파업 금융인 대다수가 직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간은행 실무자들이 파업에 동참해 예금 이체를 담당할 인력이 없는 데다, 설령 자금을 몰수하더라도 이를 전달해야 할 중앙은행 직원들 역시 다수가 CDM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짝 독이 오른 군부는 17~18일 사가잉주(州) 등에서 15명 이상의 시위대를 학살했다. 양곤 등 대도시에선 “병력 이동을 막는 바리케이드를 치우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협박도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만달레이의 16세 여고생이 군의 조준사격에 사망하기도 했다. 이라와디는 자체 통계를 근거로 “지금까지 시민 희생자가 216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대표부도 군부 총탄에 목숨을 잃은 시위대가 200명은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부의 끝 모를 무력 탄압에 시민들의 저항 방식도 변하고 있다. 14일 계엄령 발령 이후 거리에 미얀마 전통인형 ‘피타테웅’이 등장하더니, 전날부터 시민들은 코코넛 열매(양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사진(카친ㆍ샨) 등을 대거 전시하며 ‘무인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젊은 시위대는 역부족이긴 해도 새총과 화염병을 동원해 군 병력의 총부리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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