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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관광 성수기 놓칠 수 없는 EU, ‘백신 여권’ 공식 제안

입력
2021.03.18 12: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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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신분증 '디지털 그린 증명서'
역내서 격리 없이 자유 이동 가능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 자료사진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 자료사진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여권’ 도입을 공식화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디지털 그린 증명서’ 도입 방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됐다가 회복해 항체를 가진 EU 거주자가 대상이다. 해당 증명서가 있으면 EU 주민들은 역내에서 격리 없이 자유롭게 이동 할 수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이 안전하고 책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동의 자유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25,26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안이 시행되려면 정상회의와 유럽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EU 집행위의 결단은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나왔다. 그간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백신 접종 증명서를 도입할 경우 코로나19로 침체된 여행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 기대하며 시행을 강력히 지지해왔다.

일단 27개 EU 회원국은 증명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다만 증명서 발급 대상에 아직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지 못한 러시아ㆍ중국 백신을 접종 받은 시민들을 포함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여전히 회원국간 의견이 충돌해 실제 도입까진 난항이 예고된다.

또 프랑스,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임신부나 백신 접종 후순위인 젊은층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백신을 접종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 8일 증명서 도입 반대 입장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접종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데다,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될지 확실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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