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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뜨거워진 공시가격 적정성 논란...첫 정보공개로 잠잠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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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정' 아파트 전용면적 74.55㎡ 집주인은 올해 공시가격 확인 뒤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8억4,200만 원으로 똑같았던 집들이 2,500만 원의 차이가 생긴 것이다. 반면 작년에 1,400만 원 차이가 났던 두 집이 1년 새 10억5,400만 원으로 같아지기도 했다. 한 집주인은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된 것도 부담스러운데 공시가격도 제 멋대로인 듯해 너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이 발표되자 적정성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을 높이면서 매년 반복된 일이지만 올해는 공시가격이 평균 19%나 뛰어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가격 책정이 적정한 지를 따지는 것을 넘어 공정성 이슈로 비화할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올해도 정부는 "충분한 책정 근거가 있고 내달 공시 때 공개하겠다"며 반박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 16일 0시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람이 진행되고, 이후 의견제출 및 조정 기간을 거쳐 29일 결정된다. 국토부는 이때 주택 특성 및 가격 참고자료 등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를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세종에 국한해 시범적으로 공개했으나 올해는 전국이 대상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어김없이 재현된 공시가격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국토부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근거를 내놓는 것은 그만큼 논란이 뜨겁기 때문이다. 올해도 같은 단지 같은 층인데 집마다 가격이 차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 게시된 서울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 104동 14층 전용면적 114㎡도 그렇다. 총 6가구 가운데 5가구는 공시가격이 9억1,000만 원이지만 딱 한 집만 8억9,100만 원이다. 같은 층에서 이 집만 유일하게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됐다. 이 밖에 인접 단지에 전용면적도 동일한데, 공시가격 차이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예도 있다.
정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면적이 같더라도 조망 등 다른 여건에 따라 공시가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시가격 산정 기준에는 동과 층 위치뿐만 아니라 조망 및 조향, 일조량, 소음 등이 반영된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예전부터 나타났던 것이기도 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랫집이나 윗집, 옆집 등과 공시가격 차이가 있다고 해서 가격 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보다 유독 반발이 거세다. 이전까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낮았던 아파트들의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의 전용면적 95.17㎡인 한 집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5억5,000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무려 83.3% 급등한 10억800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이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과 관련이 깊다. 9억 원 이상 고가 주택과 달리 저가 주택은 가구마다 현실화율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현실화율 로드맵 발표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시세 9억 원 미만 주택은 2023년까지 현실화율 70%를 목표로 균형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편차가 너무 크니 우선 3년간 현실화율 70%대까지 균형을 맞추고 이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실화율이 낮았던 공동주택이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산정 근거를 공개한다고 해도 정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적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고질적인 조사 인원 부족과 조사 전문성 문제, 지역 간 형평성 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 이어질 여지가 있다. 아직 공동주택 공시가격 관련해 공식적인 검증이 이뤄진 적이 없는 탓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 결과 5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으나 공동주택은 감사 인력과 기간의 한계로 감사 범위에서 제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산정 자료가 공개되면 또 다른 성격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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