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특구' 발언으로 혐오에 기름 부은 안철수

입력
2021.03.17 23:00
수정
2021.03.17 23:42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울 도심에서 성소수자(퀴어) 축제를 해선 안 된다고 거듭 밝혀 혐오·차별 논란에 스스로 기름을 부었다.

안 후보는 17일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의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퀴어 축제 때 과도한 노출과 성인 용품 판매 등을 의도치 않게 아이들에게 보이게 된다"며 "도심에서 허용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퀴어 축제를 보지 않을 권리'를 주장한 것이 실수가 아니라 소신이었다는 뜻이다.

안 후보는 한 발 더 나갔다. 17일 "할로윈 때 이태원을 떠올리고 축제를 즐기는 것처럼, (퀴어 축제에) 특화된 곳을 만들어 명소가 되면 서로 좋은 일일 것"이라고 했다. 다수의 호오 때문에 소수자를 특정 지역에 묶어 두자는 위험한 발언이었다. 안 후보는 동시에 "소수자 차별은 절대로 반대한다. 집회의 자유도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았다.

지난 달 안 후보의 퀴어 축제 반대 발언 이후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김기홍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김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고 싶지 않은 시민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는 마지막 글을 남겼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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