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멀리하고 김영춘은 열렬 지원...'투트랙' 선거전, 왜?

입력
2021.03.18 09:00
10면
구독


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3주가량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서울과 부산에서 다른 선거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김영춘 후보가 출마한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 분양’ 의혹을 고리로 총력 지원에 나섰다. 반면 박영선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의도적으로 한발 물러서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터진 직후 박 후보가 특검을 제안하는 등 당과 긴밀한 협력에 나섰지만, 판세에 유리한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산 101층 ‘엘시티’까지 찾아가 김영춘 지원한 與 지도부

이낙연(오른쪽 다섯 번째)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가운데)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투기 의혹을 받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를 찾아 '공직자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이낙연(오른쪽 다섯 번째)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가운데)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투기 의혹을 받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를 찾아 '공직자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17일 부산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지난 12일 민주당 보궐선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지 5일 만이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특혜 분양 의혹을 유야무야 넘기면 제2, 제3의 엘시티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최근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에 100여 명의 부산 유력인사가 포함됐다는 진정서가 경찰에 제출됐다”며 ‘엘시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씨가 엘시티 분양권을 정ㆍ관계 로비 수단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박 후보가 본인과 딸 명의로 한 채당 20억 원이 넘는 엘시티 2채를 특혜 분양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민주당은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 직후, 부산 해운대 101층 규모의 엘시티 건물 앞에서 추가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거래를 가장한 아파트 뇌물수수”, “토착 부동산 비리 척결” 등을 외쳤다. 지도부가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의 전면에 나서며 김영춘 후보를 총력 지원한 것이다.


LH 사태로 박영선 표 깎아먹을라… 서울에선 뒤로 빠지는 與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나래 중앙공원에서 금천구 지역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나래 중앙공원에서 금천구 지역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이날 박영선 후보는 서울에서 ‘개인 플레이’ 위주로 행보를 이어갔다. 실제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박 후보 선거캠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첫 회의를 제외하면, 당 지도부가 박 후보의 현장방문이나 간담회 등 주요 일정에 참석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부산과 달리 서울시장 선거는 당이 뒤로 빠지고, 박 후보 개인이 전면에 나서는 그림이 더 좋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지역별 ‘맞춤형’ 선거 전략 카드를 들고 나온 건 서울과 부산의 선거 판세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의 경우, 박형준 후보의 ‘1강 구도’가 지속되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정책이든 네거티브든 당 차원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하지만 LH 사태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서울은 다르다. 당이 전면에 나설수록 ‘LH 책임론’이 박 후보에게 덧씌워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남은 선거기간 부산과 달리 서울은 민주당 간판보다는 박 후보 개인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전략을 짜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