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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열풍'…밀치지도, 당기지도 못하는 與의 복잡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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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사퇴 후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뛰어오른 윤석열 전 총장의 기세가 심상찮다.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들은 윤 전 총장 상승세에 올라타고자 저마다 “내가 그와 더 가깝다”는 이른바 ‘윤석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여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때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지만, 이제는 윤 전 총장이 '반문재인' 진영의 상징이 된 탓이다. 밉다고 마냥 밀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자칫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반문 결집이 거세질 경우, 당장 다음 달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윤 전 총장은 보선 캐스팅보터인 중도ㆍ무당층 지지도 일부 흡수하고 있다. ‘윤석열 열풍’을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묻어나는 이유다.
①“할 말은 많지만” 아예 언급을 않기= 민주당의 1차 전략은 윤 전 총장을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최소한 ‘우리 편’은 아닌 만큼, 그가 최대한 세간의 이슈에서 멀어져 있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1일 관훈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할 말은 많지만 생략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보궐선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도 9일 퇴임 간담회에서 ‘정치인 윤석열’을 평가해달란 질문에 “그런 말씀을 드릴 만큼 그 분을 잘 모른다”고만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의 부상을 지렛대 삼아 목소리를 키우는 데 대해 여권 내부에서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과 충돌할 때마다 당 지지율이 부침을 겪었던 트라우마가 여전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때릴수록 갈등만 상기될 것”이라며 “아예 언급을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②“지지율? 더 지켜봐야” 찬물 끼얹기= 윤 전 총장 지지율에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여권 유력 주자들과 달리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역량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대선까지는 1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금방 꺼질 거품이고, 사라질 신기루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이는 역대 대선 직전 바람을 일으켰던 고건 전 국무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례와도 연결돼 있다.
실제 최근 윤 전 총장과 지지율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지율은 바람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어떻게 갈지 모른다”고 반응했다. 박영선 후보도 윤 전 총장 지지율에 대해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까진 직접적 원인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③“야권 편? 아닐걸” 틈 벌리기=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윤 전 총장이지만, 한때는 야권과 '남보다 못한 사이였다'는 사실을 부각하기도 한다. 윤 전 총장이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일명 '적폐청산' 수사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를 껄끄러워하는 기류가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내부엔 여전하다. 박 후보는 “윤 전 총장과 다른 시장 후보들과 관계를 봤을 때, 제가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하면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해 ‘그가 어떻게 한다더라’ 등 여러 말이 나왔는데, 다 소설이라 전해 들었고 제가 확인도 해봤다”고 했다. 야권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자 이를 차단한 것이다.
야권에서 윤 전 총장을 대선에서 일종의 '페이스 메이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정부 여당과 각을 세우고 나왔다 해서 야당 쪽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사람을 자기 편이라고, 차기 대권후보로 내세우겠느냐”며 “결국 소모품으로 이용당하다, 소리 없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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