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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10만 거주 '충격의 애틀랜타'…"내 가족이 피해자 될 수도"

입력
2021.03.17 19:20
수정
2021.03.17 21: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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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백인 남성의 총기 난사로 16일 3명의 직원이 숨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골드마사지스파 주변에 경찰의 통제선이 걸려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20대 백인 남성의 총기 난사로 16일 3명의 직원이 숨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골드마사지스파 주변에 경찰의 통제선이 걸려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연쇄 총격사건은 현지 교민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희생자 8명 중 4명이 한인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불 붙고 있는 아시아 혐오 범죄가 미국사회에 뿌리 내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사건 발생 직후 교민들이 다수 모인 온라인 공간에선 걱정과 탄식이 교차했다. 한 교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글을 올려 “50ㆍ70대 동포 여성이 살해당했다. 내 엄마, 이모, 할머니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민은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희망을 갖고 살았지만 오늘 그 희망이 사라진 것 같다”고 낙담했다. 한 한인 마사지 업소 주인은 현지 매체에 “숨진 4명 모두 근처 스파에서 매니저, 프론트 직원, 마사지사로 일하던 평범한 이웃들”이라며 갑작스러운 비극에 말을 잇지 못했다.

애틀랜타 북부에 자리잡은 한인타운은 서부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한국계 커뮤니티다. 기아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113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어 한미 경제 협력을 상징하는 구심점이기도 하다. 애틀랜타가 속한 조지아주 거주 한인만 10만1,277명(2019년 기준)에 달해 충격파는 더 컸다.

유명 인사들도 앞다퉈 인종 범죄에 분노를 드러내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둔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민주)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비극에 가슴이 아프다. 증오는 치명적이다”라고 위로를 건넸다. 미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도 “모든 희생자와 전체 아시아 지역사회에 애도를 표한다”며 “무의미하고 비극적인 일을 저지른 겁쟁이(가 있다)”고 용의자를 비난했다. 또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를 비롯한 미국의 K-팝 팬들은 SNS 상에서 ‘아시안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벌이며 인종 혐오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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