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원래 그렇다

입력
2021.03.17 20:00
수정
2021.03.23 22:50
25면

편집자주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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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살인은 형제살해이다.

카인은 남동생인 아벨을 들에서 죽인다. 신이 카인에게 아벨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카인은 그 유명한 반문으로 대답한다. "내가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성경)

1451년 즉위를 마친 메흐메드 2세는 동생 아흐메드부터 처형했다. 그리고 편찬한 '법령집'에 "세상의 질서를 위해서 형제를 처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오스만제국, 찬란한 600년의 기록)

로물루스와 레무스라는 쌍둥이 형제가 힘을 합쳐 도시를 건설했다. 그러나 형이 동생을 죽이고 자기의 이름을 따서 '로마'라 명했다.(로마 건국 신화)

돈이 곧 권력인 자본주의 시대에도 재력(財力)으로 인한 '남매의 난', '형제의 난', '왕자의 난' 등이 계속되고 있다.

효성, 한진, 롯데, 두산, 금호, 현대그룹 등 다 열거하기 힘들다. 골육상쟁이 없는 재벌가가 없을 정도이다. 삼성과 농심도 결국 형제끼리 화해하지 못했다.

사주의 주체인 일간(日干, 생일)과 나머지 연월일시의 같은 오행(木火土金水)을 비겁(比劫)이라 한다. 음양에 따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견(比肩)과 재물을 뺏는 겁재(劫財)로 구분된다.

일간과 인간관계를 나타내는 육친론(六親論)에서 비겁은 나와 동등한 관계인 형제, 친구, 동료 등 아군을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잠재적인 적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 먹이가 생기면 사투를 벌이는 동물의 세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사주에서 남녀 모두 형제, 친구 등은 기본적으로 경쟁하고 재물(남성은 이성을 포함)을 다투는 사이다. 사주의 기본 이론이다.

군비쟁재(群比爭財) 또는 군겁쟁재(群劫爭財)라는 말이 있다. '다수의 비겁이 서로 재물 쟁탈을 벌인다'는 뜻의 사주 용어이다.

사주에 비겁(형제, 친구)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일단 오행이 편중돼 기능이 다른 오행의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중화(中和)가 필요한 이유이다.

영어에 친구(friend)이자 적(enemy)이라는 의미의 프레너미(Frenemy)라는 단어가 있다. 현대에 생겼다. 명리학(命理學)의 기본 이치를 서양에서는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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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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