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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로비' 수사팀서 돌연 배제된 검사 사표… "개혁 탈 쓴 길들이기 참담"

입력
2021.03.17 15:3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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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 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지난해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지난해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검찰 수사팀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다 4개월여 만에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됐던 검사가 사의를 밝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소속 A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하려 한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우선 “(이프로스에) 처음 쓰는 글이 사직인사가 됐다”며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함께 했던 모든 분들 덕분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정의로운 검찰의 일원이라 언제나 자랑스럽고 행복했다”고 썼다.

A 검사는 현 정부를 겨냥해 뼈 있는 한마디도 남겼다. 그는 “(지금은) ‘개혁’의 탈을 쓴 ‘길들이기’로 참담한 상황이나, 다들 잘 이겨내시리라 믿는다”며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해 6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 배치된 A 검사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상대로 한 라임 측의 구명 로비 의혹 수사를 전담해 왔다. 라임 사건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같은 해 10월 법정에서 “강 전 수석에게 전달하라고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김 전 회장은 그 이후 ‘돈이 강 전 수석에게 전달되는 것을 목격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꿨다.

A 검사는 김 전 회장의 ‘현직 검사 상대 술 접대’ 폭로 이후, 라임 사건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뒤, 서울남부지검 내에 ‘검사 향응 수사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했을 때 형사6부에서 형사4부로 소속 부서가 변경된 것이다. A 검사는 김 전 회장이 ‘술접대를 했다’고 지목했던 검사는 아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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