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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과림동 3년치 토지거래 봤더니… 30%가 투기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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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폭로했던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최근 3년간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서 투기용으로 매매된 정황이 뚜렷한 토지 37필지를 공개했다. LH 직원이 매입한 것으로 드러난 필지 6곳을 제외하고도 31곳이 추가로 공개된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1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지법 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3기 신도시 지역에서 투기를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부터 2021년 2월까지 3년여간 시흥시 과림동에서 발생한 토지거래 131건을 대상으로 했으며, 투기 여부는 △토지거래가액 및 대출규모 △토지 소유자 주소지 및 국적 △다수 공유자 매입 여부 △실제 농업 실시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두 단체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발생한 토지거래의 30% 수준인 37건이 투기 의심건으로 분류됐다. 이들 농지의 소유주는 해당 지역으로 출퇴근하며 농사짓기가 어려운 외지인, 외국인, 사회초년생 등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농지 구매를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았고, 그중엔 10억원 안팎의 거액을 대출받은 경우도 있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농지가 투기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김남근 민변 개혁입법특위 위원장은 "농지는 1년에 한두 건 정도밖에 거래되지 않는데, 이 지역에선 3년간 130여 건의 토지거래가 이뤄졌다. 우리 사회에서 농지를 이용한 투기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농지법 위반 처벌이 미흡해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과림동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보가 2013년 1월 1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농지법 위반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1,226건의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131건(10.6%)에 불과했다. 특히 이 중에서 농지법 위반만으로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17건(1.3%)에 불과했다(관련보도 [단독] 농지 투기로 35억 벌었는데 벌금 1000만원... 투기 부추기는 농지법).
두 단체는 경찰이 농지법 및 부동산 실명법 위반 여부로 수사범위를 넓혀 발본색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공주택특별법이나 부패방지법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한다면 LH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며 "토지거래에 집중해 소유자들의 농지 취득 경위, 자금 출처, 대출 과정의 정당성, 차명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그러면서 "(농지를 중심으로 투기의심 사례가 발견되는 만큼) 10년간 공공이 주도한 공공개발사업에 농지가 포함된 경우까지 모두 포함해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무원, 국회의원, 광역·기초의원, 기획부동산, 전문투기꾼 등 투기 세력 전체를 수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농지 관리에 소홀했던 지자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조치도 촉구했다. 김남근 위원장은 "농지를 보전해야 할 경기도와 광명·시흥시가 현장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투기 목적 농지 소유에 대해선 매각 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농지법이 허술하게 운용되도록 역할을 방기한 기초지자체(시·구·읍·면)와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중앙정부(농림부), 광역지자체(경기도 등) 등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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