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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유일한 순기능 "지구촌 84%, 대기 깨끗해져"

입력
2021.03.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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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 대기 질 보고서' 발간?
경제활동 위축으로 탄소배출 감소
베이징·방콕·싱가포르 감소폭 커

15일 10년 만에 가장 심한 황사가 불어닥친 중국 베이징 도심이 흙먼지로 뒤덮여 자금성이 흐릿하게 보인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15일 10년 만에 가장 심한 황사가 불어닥친 중국 베이징 도심이 흙먼지로 뒤덮여 자금성이 흐릿하게 보인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인도에서는 그동안 히말라야 산맥을 지척에 두고도 심각한 대기오염 탓에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수십 년 만에 선명한 산봉우리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덕분이었다. 1년 넘게 유례없는 봉쇄 조치로 지구촌 대기 상태가 크게 개선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물론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더 많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대기질 분석업체인 아이큐에어(IQAir)가 10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가 ‘지난해 전반적으로 대기질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업체가 이날 내놓은 ‘2020년 세계 대기질 보고서’를 보면 특히 중국 베이징, 태국 방콕, 싱가포르의 초미세먼지(PM2.5)가 크게 감소했다. 강력한 봉쇄조치가 내려지면서 오염 물질을 내뿜는 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한 영향이 컸다.

한국도 모든 도시의 대기 지표가 향상됐다. 인구가중치를 반영한 연평균 초미세먼지농도는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연간 초미세먼지 농도 목표치(10μg/㎥ 미만)를 달성한 도시는 없었고, 60개 도시 중 단 5곳만 비슷한 수준(15μg/㎥ 미만)을 보였다. 아이큐에어는 코로나19과 대기오염의 연관성을 보여준 이번 결과를 두고 “긴급하고 집단적 조치를 통해 대기질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에 따른 대기질 개선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게 중평이다. 방역 규제가 풀리고 경제활동이 회복되면 대기오염도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체는 세계 최대 석탄 생산ㆍ소비국인 중국을 예로 들었다. 중국 신장지역은 석탄과 화석연료 배출량이 지난해에도 급증했다. 특히 신장 호탄은 초미세먼지 연간 농도가 평균 110.2μg/㎥에 달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로 꼽혔다.

보고서는 “(석탄 채굴 등으로 인한) 토양 황폐화와 기후변화가 심각한 가뭄을 초래하고, 가뭄은 다시 극심한 오염에 기여하는 모래ㆍ먼지폭풍을 더 자주 일으킨다”면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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