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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지 않겠다"... 군부에 맞선 미얀마 '오뚜기 인형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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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타 테웅'은 미얀마인의 복원력을 상징한다. 무조건 똑바로 서도록 만들어진 인형처럼 우리도 군부 탄압에 절대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16일 기준 최소 138명(유엔 인권사무소)에서 최대 183명(정치범 지원협회). 지난달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총탄에 사망한 시민의 통계다. 공포에 움츠려들 법도 하지만 시민들의 분위기는 결연하고 비장하다. 오히려 이들은 비보를 듣고 달걀모양의 나무에 얼굴을 그린 전통인형 피 타 테웅을 거리에 줄지어 세웠다. 피 타 테웅 주위에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구호가 새겨진 붉은 우산도 도열됐다. 군이 일으킨 피바람을 우산을 쓰고 뚫고 나가겠다는 뜻이다.
항전 의지는 14일 이후 계엄령이 발동된 양곤 흘라잉타야 등 6개 지역에서 가장 먼저 확인됐다. 전날 군부는 흘라잉타야 주민 등을 '중국 공장을 불태운 폭도'라 규정한 바 있다. 이후 군은 40여 개 군용트럭을 이용해 병력을 각 지역에 급파했다. 이에 6개 지역 200여 만 명의 주민들은 이날 인근 지역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고난의 피난길 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물러서지 않고 죽은 친구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글을 연신 올렸다. 타 지역 시민들은 "흘라잉타야가 자랑스럽다"고 응원했다.
시민들은 군부에 동조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평화적 항의를 이어갔다.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에 "너희들은 재산 피해를 이야기할 뿐, 인명 살상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일부 시위대는 화웨이와 중국산 농산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청년층은 중국 계열 SNS 플랫폼 '틱톡' 어플리케이션과 중국산 모바일 게임을 자신들의 휴대폰에서 삭제할 뿐이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양국 관계를 이간질하는 반중 시민세력이 14일 우리 공장에 불을 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음에도 집단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심각해지는 군부의 시민 학살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국제사회가 미얀마 국민과 그들의 민주적 열망에 유대감을 갖고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리나 포터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모든 국가가 쿠데타에 반대하는 구체적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중재 역할을 해야 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등 핵심 국제기구는 이날도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계엄령 발동 3일째인 이날까지 미얀마 현지 한국 기업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미얀마 한인 상공인연합회(KOCHAMㆍ코참)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SNS 대화를 통해 "전날부터 모바일 인터넷이 불통이라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기업인들과 겨우 연락되고 있다"며 "시민 불복종 운동(CDM) 여파로 현지 활동에 애로사항이 많지만 한국 공장이 직접 피해를 입은 사례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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