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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억짜리 해수부 혈세 펀드 여객선의 이상한 선박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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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로부터 건조비 476억원 중 절반(238억원)을 지원 받아 제작된 선라이즈제주호가 선박 복원성 문제로 두 차례 수리를 받았지만, 그 두 번째 수리가 첫 번째 수리에서 수정한 부분을 ‘원상복구’하는 작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운항을 재개한 선박의 ‘복원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부실 투성이 ‘연안 여객선 현대화 사업’에 이어 선사의 안전 불감증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본지가 입수한 선라이즈제주호 선박이력 관리장부 등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운항을 멈추고 작년 10월 5일 배가 만들어진 부산의 한 조선소 부두에 들어왔다. 작년 7월 중순 이 부두를 떠난 지 3개월 만의 일로,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 균형을 잃을 수 있는, '복원성'에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었다.
조선소는 선라이즈호의 복원성 회복을 위해 ‘보이드 탱크(void tank)’를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선박 균형을 위해 만든 격실인 보이드 탱크를 930톤의 평형수를 담을 수 있는 밸러스트 탱크로 개조한 것이다. 평형수는 선박에 실린 화물과 승객, 연료 등의 위치에 대응해 선박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선라이즈호는 수리를 다 끝내고 다시 운항에 나섰다. 그러나 출항 첫날 배 안에서 '쇠를 깎는 듯한 소음'이 발생해 조선소로 재입고 됐다. 조선소 관계자는 “당시 출항 뒤 1시간 만에 소음이 난다고 연락이 왔다”며 “개조작업이 끝난 뒤 한참 뒤에서야 선사가 배를 찾아갔고, 그 동안 배에 따개비가 많이 붙어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선라이즈호는 결국 다시 수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따개비 제거 작업이 이어질 줄 알았던 두 번째 수리에선 이상한 작업이 이뤄졌다. 밸러스트 탱크를 보이드 탱크로 바꾸는, 1차 수리를 ‘원상복구’한 것이다. 선박이력 관리장부를 확인한 업계 관계자는 “선박 복원성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첫 수리에서 구조를 변경하고, 두 번째 수리에서 그걸 다시 원상 복구했다는 것은 최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소 관계자는 “두 차례 작업 모두 선주의 요구로 한 것”이라며 “수리 후 한국선급의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본보 보도에 대해 “선라이즈호는 선박 복원성 문제로 조선소에 들어간 게 아니라 운항 안정성 강화를 위해 들어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는 선라이즈호의 선사인 H사가 선박관리장부를 통해 “‘복원성’ 자료집에 따라 1차 수리를 했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따라 '복원성과 무관하다'는 해수부 주장이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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