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발달장애 고백에..."최고의 아버지" 응원 쏟아져

입력
2021.03.15 17:00
수정
2021.03.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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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 알리는 것 조심스럽고, 악용될까..."
"방송에서 오윤아와 아들 보며 많은 생각하게 돼"
고백 후, SNS에 "발달장애아 키우는 부모님들 파이팅"

웹툰 작가 주호민. 한국일보 자료사진

웹툰 작가 주호민.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과 함께' 등으로 유명한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이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최근 배우 오윤아가 발달장애 아들과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냈다는 그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 발달장애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팬들은 그의 쉽지 않은 고백에 "최고의 아버지"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주호민은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선재(주호민의 첫째 아들 이름)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첫째가 발달장애가 있다"면서 "자폐가 있어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아홉 살이라 초등학교를 작년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준비가 안 돼서 올해 학교에 입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사를 자주 다녔던 이유도 해당 지역들에 특수학교나 맞춤반이 생긴다는 것 때문에 첫째에 맞추기 위해서였다"면서 "방송 중에 집에서 전화오면 밖에 튀어나가고, 만화 스토리를 직접 쓰지 않은 것들은 그러한 사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2010년 결혼한 주호민은 선재와 선율 형제를 두고 있다. 그는 그동안 아픈 가족사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에 대해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면서 "당연히 지인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게 조심스러웠고, 그런 것들이 나쁘게 악용될까 봐 걱정스러웠다"고 했다.

주호민은 "언젠가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러던 차에 최근에 오윤아님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료 웹툰 작가인 침착맨(이말년)과 김풍에게 감사의 말도 전했다. 주호민은 "서울 광진구에 살았을 때 제일 힘든 시기였다"면서 "그 때 첫째가 장애 판정을 받았고 마침 둘째도 태어나서 육아까지 병행하던 터라 만화를 도저히 그릴 수 없었고, 스토리작가를 섭외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침착맨이 저희 작업실에 와서 (일하면서) 엄청 많이 웃게 됐다"며 "김풍도 감사한 마음이며 두 사람은 평생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단단한 사람이 됐다는 느낌"

KBS2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에 출연하는 배우 오윤아(오른쪽)와 아들의 모습. KBS 제공

KBS2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에 출연하는 배우 오윤아(오른쪽)와 아들의 모습. KBS 제공

주호민은 아내에게도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저의 사모님(아내)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유대감, 측은지심 등 복잡한 감정이 있다"며 "서로 피곤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적도 많았지만,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둘 다 단단한 사람이 됐다는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더불어 그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면서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알 수 없던 세계였는데, 주변에 발달장애 아동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다"며 "이러한 이야기들을 만화나 영상으로 천천히 풀어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주호민의 고백에 그의 유튜브 채널 댓글에 구독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쉽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셨다고 생각하며, 항상 응원하겠다",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 처음 듣는데, 선재 선율에게 주 작가님은 최고의 아버지", "작가님 가족이 행복하길 바라며, 이것도 어떠한 사랑의 형태일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한 15일 주호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이들과 찍은 사진도 게재해 "기사가 이리 많이 날 줄이야...그렇다.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고 있다"며 "부모님들 파이팅이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앞서 오윤아는 KBS2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에 출연해 아들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오윤아는 "아픈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서, 많은 사람이 이런 아이들에 대해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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