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핵실험이 관광자원이던 시절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네바다 핵 실험지구(Nevada Test Site, 공식 명칭은 '네바다 국가안보지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05㎞ 떨어진 3,500㎢의 빈 공간이다. 1950년 12월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1,800㎢ 면적으로 지정한 이래 1992년 '포괄핵실험금지조약'이 발효되기까지 40여 년 동안 공식 집계 1,021회의 핵 실험이 단행됐고, 면적도 2배가량 늘어났다.
엄밀히 말하면 '빈 땅'은 아니다. 28개 구역으로 나뉜 지구 안에는 1,000여 개의 크고 작은 건물과 640㎞의 포장도로, 10여 개 헬기장과 2개의 활주로가 있다. 일부는 핵실험 편의를 위한 시설이고, 또 일부는 위력을 관측하기 위한 실험 시설이다. 그 '죽음의 땅'은 지금도 다양한 종류의 재래식 무기 성능 테스트 및 방어력 시험장으로, 핵 폐기물 저장고로 활용되며 여전히 출입이 통제되고 있지만, 일부 구역은 핵 관광지로 개방돼 있다.
초기 100여 회 핵실험은 주로 지상과 공중에서 이뤄졌고, 핵 폭발의 빛과 엄청난 버섯 구름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에서도 쉽게 관측됐다. 호텔들은 핵실험을 볼거리 삼아 관광객을 모집했고, 핵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Atomic Cocktail)을 만들어 팔고, 비키니 차림의 여성 모델들을 버섯구름 형상으로 세워 찍은 사진들로 '미스 원자탄' 캘린더를 제작해 홍보용으로 배포하곤 했다.
라스베이거스 도박 자본의 핵 프로모션이 미국 정부, 특히 국방부엔 썩 반가운 일이었을 것이다. 냉전과 안보 예산 확보의 프로모션이기도 해서였다. 1953년 3월 17일 감행된 16킬로톤급 핵실험(Upshot-Knothole Operation)은 TV 전국방송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방사능 낙진이 서풍(역무역풍)을 타고 유타주 남부에까지 번져 백혈병과 림프종 등 각종 암 환자들이 늘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된 건 1980년대 이후였고, 미국 소련 등 국제사회가 지상 핵실험을 금지한 부분핵실험금지조약에 조인한 것은 1963년이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