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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스포츠 선수 차별 막자" 美 바이든 vs 공화당 '문화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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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다코타에서 여성 스포츠를 보호하는 것으로 국제 여성의 날을 축하한다. 곧 이 법안에 서명하게 돼 기쁘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지지율 3위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난 9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이다. 주(州) 상원이 찬성 20표 대 반대 15표로 가결한 ‘스포츠에서의 여성 공정성 법안’ 뉴스에 환호하는 반응이었다.
미 전역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운동선수의 여성부 운동경기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태어났을 때 남성이나 여성 신체였지만 자신의 성(性)이 반대라고 인식하는 트랜스젠더를 노골적으로 차별하려는 움직임이다. 올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소수자(LGBTQ) 차별 정책을 하나씩 뒤집고 있지만 기독교계와 공화당 중심 반대 기류는 미국 사회 곳곳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 뉴스위크, AP통신 등에 따르면 25개 주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부 운동경기 참여를 막는 법안이 통과됐거나 추진되고 있다. 미국 전체 주 50개의 절반으로, 주로 공화당이 장악한 주다. 지난해 3월 아이다호주에서 처음 통과된 법안은 학생들이 사회적 성 ‘젠더’가 아닌 생물학적 성 ‘섹스’에 따라 남녀부 출전 경기를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해 8월 연방지방법원이 법 시행을 일시 중단시켰지만 트랜스젠더 차별ㆍ혐오 불길은 꺼지지 않고 있다. 미시시피주가 같은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고, 사우스다코타와 테네시주가 법안 발효를 눈앞에 두고 있다.
테이트 리브스 테네시 주지사는 “어린 소녀들이 생물학적 남성(트랜스젠더 여성)과 경쟁하도록 만든 바이든 대통령 결정에 실망했다”고 반발해왔다. 스포츠 경기 승리가 트랜스젠더 인권보다 더 소중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날 ‘학교 내 스포츠 성 차별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성별을 이유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제외되거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차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포용 원칙이다. 닷새 뒤에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했다. 미겔 카도나 신임 미 교육장관은 인준청문회에서 “교육시스템과 교육자들은 트랜스젠더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면 미국은 부러움 그 자체다. 트랜스젠더 변희수 하사 등이 ‘성소수자도 차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당연한 권리를 외치다 좌절한 뒤 아까운 목숨을 버렸다. 하지만 한 사람의 국민인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두고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보호는커녕 제대로 언급조차 않는 게 한국 현실이다.
반면 미국은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 총력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미국도 보수적인 현실의 벽에 막혀 있기는 하나,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선 세계 모범 국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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