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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추억의 애니 '에반게리온' 마지막편, 코로나도 이긴 흥행 열풍

입력
2021.03.14 10:22
수정
2021.03.14 10: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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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낮 일본 도쿄 신주쿠역 인근 한 극장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주인공 중 하나인 아야나미 레이와 에반게리온 초호기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12일 낮 일본 도쿄 신주쿠역 인근 한 극장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주인공 중 하나인 아야나미 레이와 에반게리온 초호기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지난 12일 낮 12시쯤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다카포(:∥)’를 상영 중인 도쿄 신주쿠역 인근의 한 극장 안은 에반게리온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로 북적였다. 극장이 팬을 위해 마련한 화이트보드에 글을 적거나 캐릭터를 그리는 이들도 많았다. ‘하루’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소개한 한 대학생은 “신(新)극장판을 보면서 에반게리온을 알게 돼 이전 작품도 모두 보았다”며 “마지막 작품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시나가와역 인근 영화관의 IMAX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긴급사태 발령 중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관객으로 꽉 찼다. “20년 넘게 이어 온 작품을 훌륭하게 마무리했다” 등 호평이 많았다. 다만 원했던 결말과 다르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12일 저녁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 인근 한 극장 IMAX관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12일 저녁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 인근 한 극장 IMAX관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1990년대를 풍미하고 한국에도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애초 1995~96년 TV시리즈에 이어 1997년 두 편의 극장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2007년 안노 감독이 ‘신극장판’ 시리즈를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2007년 ‘서’, 2009년 ‘파’, 2012년 ‘Q’가 차례로 공개됐다. 이 신극장판의 완결편이 지난 8일 일본 전역에서 개봉한 것이다. 애초 올해 1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도쿄도를 비롯한 일본 주요 지역에 긴급사태가 발령되면서 이날로 연기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상시 영화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작품은 개봉 첫날 만에 관객수 53만명과 흥행수입 8억2,000만엔(82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모두 전작인 Q의 첫날 성적을 뛰어 넘은 것은 물론 일본 영화 역사상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지난해 10월 16일 개봉, 당일 91만명, 12억6,000엔 수입)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에반게리온 작품은 이례적으로 주말이 아닌 월요일에 개봉했다는 점과 2시간 반의 긴 분량, 긴급사태 선언으로 오후 8시 이후 상영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놀라운 숫자다.

월요일에도 이례적 흥행을 기록한 것은 열성팬이 많아 개봉 첫날에 봐야 한다고 기다린 사람도 많고, 두세 번씩 본 사람도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에는 여러 차례 보기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는 직장인들도 보였다. 양대 배급사인 도호와 도에이가 모두 배급에 참여해 스크린 수도 많이 확보했다.

12일 낮 일본 도쿄 신주쿠역 인근 한 극장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12일 낮 일본 도쿄 신주쿠역 인근 한 극장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전작처럼 이번 작품도 영화 외에 관련 상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타이틀곡인 우타다 히카루의 ‘One Last Kiss’는 GfK재팬의 3월 8~10일 집계 결과 음원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다. 공영방송 NHK도 이번 작품의 개봉을 맞아 22일 ‘프로페셔널 일의 방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안노 히데아키 특집편을 방송한다. 언론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안노 감독을 무려 4년 동안 밀착 취재했다고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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