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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희토류 中견제" '쿼드 서밋' 합의에 美日 '흥분', 中 '차분'

입력
2021.03.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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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외교적 승리”… 한껏 고무된 美·日
?中매체 “희토류 도전은 지속 불가능 구상"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워싱턴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 롬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두 번째) 국무장관과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 스크린부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협의체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워싱턴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 롬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두 번째) 국무장관과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 스크린부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협의체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백신 외교’나 희토류(희소 광물) 독점 같은 강점을 공략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미국 주도 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의 합의 도출에 참여국인 미국과 일본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반면 표적이 된 중국은 짐짓 차분한 척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결성 뒤 처음 열린 쿼드 정상회의와 관련해 “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도전에 대해 인도와 일본, 호주 지도자들과 논의했다”며 “오늘은 미 외교에 중요한 날이고, 이 정상회의는 대통령과 국가에 빅딜”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 주재한 다자 정상회의가 쿼드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화상을 통해 열렸다.

그러나 더 크게 고무된 것 같은 나라는 일본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번 회의를 “일본과 미국, 호주, 인도 4개국을 새로운 스테이지(무대)로 끌어올린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언론도 호평을 쏟아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3일 전문가를 인용해 “인도 입장에서는 쿼드 정상회담에 참여하기에 ‘허들’이 높았는데, 인도가 동참하기 쉬운 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미일의 외교적 승리”라고 분석했다. 인도ㆍ태평양에서 공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근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 제약 회사가 내년 말까지 백신 생산을 10억 도스(1회 접종분) 늘릴 수 있도록 자금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 회의 뒤 성명에 포함됐는데, 아사히에 따르면 중국 포위망 구축에 소극적인 인도의 쿼드 참여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고안된 방안이 이 백신 공급 틀이었다.

인도의 백신 생산 능력이 강화할 경우 백신 외교에 공들이고 있는 중국이 자연스럽게 견제될 수 있다. 하르시 바르단 인도 외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미 백신을 인도가 생산하는 데 합의했다”며 “이는 중국이 확대하고 있는 백신 외교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가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선진 기술 협력 등과 관련해 실무그룹을 만들고 여기서 중국의 공급 비중이 절대적인 희토류에 대해 조사하기로 한 것도 사실 노골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결정이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게 중국의 첫 반응이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쿼드 4개국에 희토류 관련 기술과 인적 자원이 없고, 자체 수급망을 구축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지속 불가능한 구상이라고 폄하했다.

중국 싱크탱크 안방(安邦)자문의 류언차오(劉恩橋)는 “(쿼드 내 희토류 공급국을 맡게 될) 호주와 인도가 실제 시장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수출 역할만 한다면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잔헝(陳占恒) 중국희토류산업협회 부비서장은 “중국이 수년간 상당한 투자로 확보한 (오염 물질) 정제 기술은 물론 인적 자원과 효율성 면에서도 서방이 중국과 경쟁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분석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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