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은 공모가인 주당 35달러보다 40.71% 급등한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쿠팡 시가총액은 단숨에 881억 달러(약 99조7,000억 원)에 달하게 됐다. 2019년 우버 이후 뉴욕증시 최대, 외국 기업으론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됐다. 국내 상장사 시총과 비교해도 쿠팡은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와 2, 3위를 다투게 됐다.
쿠팡이 ‘상장 대박’을 거둔 건 ‘로켓배송’을 비롯한 혁신, 1,500만 명에 육박하는 고객,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성장세 등이 투자 심리를 움직인 덕이다. 쿠팡 이용자 수는 2018년 916만 명에서 지난해 말 1,485만 명으로 2년 만에 50% 늘었다. 쿠팡은 이번 IPO를 통해 45억5,000만 달러(5조1,400억 원)를 수혈함으로써 누적 적자 4조 원가량을 단숨에 털고 도약할 수 있게 됐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물류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의 성공은 저평가된 국내 증시 및 상장기업 재평가의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주가는 12일 상승세를 탔고, 목표주가도 10% 정도 상향됐다. 쿠팡의 성공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투자의 ‘후광효과’도 작용했다. 하지만 우리 기업도 혁신의 보편성과 성장성을 갖추면 글로벌 투자를 얼마든지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문제는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극복할 비전과 시총 규모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 구현 등 장기 기업가치의 증명이다. 지난 1년 사이 쿠팡에서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 노동자 8명이 숨졌다. 주식 공모로 확보한 투자금의 일부라도 배송 인력 확충에 사용한다면 과로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산업재해 문제 등은 슈퍼 유니콘 기업 쿠팡의 도약을 위해 성찰과 대안이 절실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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