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로남불'·'LH부자들' 신조어에 패러디까지…분노의 풍자 봇물

입력
2021.03.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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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프로그램 합성에 신조어까지 '봇물'
공감 속?"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쓴웃음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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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현 세태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다양한 패러디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LH'와 한글 '내'의 표기 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언어유희 패러디물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 게시물들은 영화, 유명 TV 프로그램, 유행어 등에 LH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한 누리꾼은 정경유착과 비리를 다룬 영화 '내부자들' 포스터를 'LH부자들'로 패러디한 게시물을 올려 공감을 받았다. 다른 누리꾼은 영화 '택시운전사' 한 장면에 대사를 넣어 LH영화 시놉시스라는 패러디물을 만들었다. 누리꾼들은 게시물에 '제목 : 땅 누가 꾼인가', '니땅내땅 3월 대개봉' 등의 제목을 붙이며 조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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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로고를 'LH 혼자 산다'로 합성한 풍자물도 있었다. 내부정보를 활용한 LH 직원들이 혼자서만 이득을 취했다는 조롱이다.

보드게임 '부루마블' 보드판을 바꿔 경기 광명시, 시흥시, 과천시 등 신도시 예정지로 지정된 지역 이름을 합성해 그곳을 차지하는 'LH 마블' 게임 패러디도 등장했다.

밀레의 작품 '이삭줍기' 패러디물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이 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묘목을 심은 것을 풍자해 묘목을 합성, 제목을 '묘목줍기'로 바꿔 널리 공유되고 있다.


과거 LH 광고·홍보물도 비판의 부메랑 되고 있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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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다시 보는 LH광고'라는 게시물도 빠르게 확산하는 풍자물 중 하나다.

과거 흙수저 논란이 일었던 해당 광고에 등장한 '부모님이 집 얻어주실 테니까' '나는 니가 부럽다' '왜?' '부모님 힘 안빌려도 되니까'라는 대화의 말미에 '부모님 힘 말고 다른 힘을 빌릴 줄 몰랐지'라는 문구가 달렸다. 이 게시물에 "역시 실무자들이 그 따위니 이런 광고가 나옴", "도대체 몇 수 앞을 내다보신 거냐. 그것도 모르고 욕만 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른 누리꾼은 '누구의 집일까'라는 문구가 적힌 또 다른 LH 광고에는 '중요하지 않은 이유: LH 집이라서' 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이외에도 'LH로남불(LH가 하면 노후준비 남이 하면 불법이라는 뜻)', 'LH땅LH산(LH 땅은 LH가 산다)' 등의 신조어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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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LH에 다니는 직장인과 비교해 투표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가령 'LH직원 vs 강남 3층 상가 건물주', 'LH 직원 vs 의사', 'LH 입사 vs 현대차 연봉 1억 입사' 중 누가 나은지 설문을 올리는 식이다. 투표 결과는 대부분 LH가 다른 답 보다 훨씬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 같은 패러디물이 온라인에 퍼지자 누리꾼들은 "분노를 해학으로 승화시키다니 역시 해학의 민족 답다" "너무나 적절한 풍자들이 많다" "재밌지만 웃을 수만은 없다" 등 공감을 보내고 있다.


손효숙 기자
이규리 인턴기자
장윤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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