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알펜시아 언제 팔리나

입력
2021.03.12 14:00
수정
2023.09.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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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29일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매각대금 8000억 이하 절대 안돼"

강원 평창군 용산리 일대에 조성된 알펜시아 리조트. 강원개발공사 제공

강원 평창군 용산리 일대에 조성된 알펜시아 리조트. 강원개발공사 제공

네 차례 공개매각이 무산돼 수의계약으로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의 매각 여부가 다음달 초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강원개발공사는 최근 알펜시아 리조트 A지구(에스테이트 등 고급빌라와 회원제골프장 27홀)와 B지구(콘도, 호텔 및 스키장, 워터파크), C지구(퍼블릭골프장, 스포츠시설) 수의계약 매각 공고를 내고 29일 오후 6시까지 인수의향서를 받기로 했다. 공사 측은 마감 후에도 1주일 동안 협상창구를 열어두고 다음달 초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일각에선 현재 5, 6개 기업이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골프장과 리조트, 호텔 등을 분리해 매각할 지도 관심사다.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회원제 골프장과 개발이 가능한 토지가 있는 지구에 관심을 더 보이기 때문이다.

강원개발공사는 8,000억원 이하 헐값매각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펜시아 공매가 네 차례 유찰되며 가격이 1조원에서 20% 떨어졌다"며 "매각가가 더 내려가면 강원도가 혈세를 낭비한 것도 모자라 헐값매각이라는 비난을 받게 돼 행정신뢰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지자체의 섣부른 판단으로 시작한 사업이 얼마나 큰 재앙을 몰고 오는지를 보여줬다.

이 리조트는 강원도가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시작했다. 그런데 분양에 실패해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빚을 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재정자립도 30%를 밑도는 강원도 입장에선 천문학적인 액수다. 결국 강원도는 혈세로 이자를 갚으며 13년을 근근이 버텨왔다.

참담한 분양실패에도 강원도 고위 관계자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도 문제다. 사실상 강원도의 의지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시행사인 강원개발공사 임직원에게 너무 많은 짐을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공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알펜시아리조트 노조원들이 지난해 12월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매각 시 노동자의 고용 승계와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공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알펜시아리조트 노조원들이 지난해 12월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매각 시 노동자의 고용 승계와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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