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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업무가 '사과'... 9일간 4번 고개 숙인 변창흠

입력
2021.03.12 21:00

LH 땅 투기 의혹에 3월 들어 사과만 네 번째
'사퇴 촉구' 피켓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
들끓는 비난 여론 속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연쇄 사과 장면을 모았다. 왼쪽부터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9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 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3기 신도시 투기 관련 브리핑,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변 장관. 오대근 기자·연합뉴스·뉴시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연쇄 사과 장면을 모았다. 왼쪽부터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9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 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3기 신도시 투기 관련 브리핑,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변 장관. 오대근 기자·연합뉴스·뉴시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변 장관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정조사 요구 및 사퇴 촉구 팻말을 세워 놓고 질문하고 있다(왼쪽 사진). 변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법안 심의에 대한 발언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오른쪽). 오대근 기자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변 장관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정조사 요구 및 사퇴 촉구 팻말을 세워 놓고 질문하고 있다(왼쪽 사진). 변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법안 심의에 대한 발언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오른쪽). 오대근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국 사의를 밝혔다. '가시밭' 청문회를 거쳐 취임한 변 장관은 2·4 대책을 발표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책임론이 대두돼 왔다.

지난 2일 오전 민변과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LH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후 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공공기관 간담회를 한 뒤 ‘청렴 실천 협약식’을 열었다. 이미 시민단체에 의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11명의 공공기관장들과 함께 '청렴'을 다짐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인 셈이다.

민변과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땅투기 의혹 LH 직원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민변과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땅투기 의혹 LH 직원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공공기관 간담회 및 청렴 실천 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공공기관 간담회 및 청렴 실천 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100억 원대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기 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100억 원대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기 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그로부터 이틀 후인 4일 첫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변 장관은 연일 '사과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변 장관은 LH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소관 업무의 주무부처 장관이자 직전 해당기관을 경영했던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국민 앞에 허리를 숙였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식을 줄 모르자, 여당 대표가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을 비공개로 불러 1시간가량 질책했다. 그러나 국민적 공분은 여전했고, 정부는 일요일인 지난 7일 서둘러 대책회의를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자리에서 변 장관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과 나란히 서서 두 번째 사과를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 두 번째)와 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 두 번째)와 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앞줄 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앞줄 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 장관의 사과는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9일 현안 질의를 위해 소집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장 사장 직무대행과 함께 출석한 변 장관은 빗발치는 여야 의원들의 비난 앞에 세 번째로 머리를 조아렸다.

12일 열린 국토위원회는 법안 심의를 위해 소집됐지만 여야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동산투기부 장관 변창흠을 경질하라'라고 적은 팻말을 의석 앞에 세워 놓은 채 질의를 이어갔다. 거취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변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을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이라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네 번째로 고개를 숙였다.

거듭된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취임 3개월 만에 '사과'가 주 업무가 되어버린 변 장관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4 대책의 핵심인 공공주도형 주택공급대책 관련 입법의 기초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변 장관의 사의를 '시한부' 반려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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