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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LH) 수술받는데 공급은 그대로? 2·4 공급대책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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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술대에 오른다.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가 무너진 데다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을 앞둔 LH가 끌고 가야 하는 ‘2·4 주택 공급대책’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공직자들의 3기 신도시 토지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LH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회복 불능으로 추락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LH가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병폐를 도려내 환골탈태하는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강도 높은 조식 쇄신을 예고한 것이다. 구성원 윤리 의식을 확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조직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총리는 일각에서 주장한 LH 해체에는 선을 긋고 LH가 맡고 있는 3기 신도시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실적으로 LH를 사업에서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H에 주택 공급을 계속 맡기는 건 정권의 명운이 걸린 2·4 대책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2·4 대책은 공공이 주도해 2025년까지 83만6,000가구를 공급할 부지를 확보하는 게 골자다. 투기 의혹이 쏟아진 광명·시흥지구를 포함해 26만3,000가구를 공급할 신규 공공택지는 LH가 보상과 택지개발, 분양 등을 담당한다.
도심 개발을 위해 처음 도입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19만6,000가구)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13만6,000가구)도 LH가 주도적으로 맡아야 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역시 공공시행자이지만 조직 규모나 사업경험 등 종합적인 역량이 LH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LH를 혁신해 제대로 시키겠다는 의도이지만 국민적 공분이 워낙 거센 게 문제다. 토지보상을 가장 잘 아는 LH 직원들이 투기 의심을 받고 있어 토지 소유권을 LH가 넘겨 받아야 가능한 도심 개발사업의 논리가 흔들린다. 개발 후보지에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 없다”는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신도시 사업에도 험로가 펼쳐진 건 마찬가지다. 3기 신도시 중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은 아직 토지보상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보상 협의 거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전날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LH를 규탄하며 “신도시와 전국 공공주택지구의 수용·보상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보상이 늦어지면 원주민 이주와 착공 등 이후 절차가 줄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2018년 12월 3기 신도시 첫 발표 때 정부는 오는 2025년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공직자 토지거래 조사 확대와 LH 개혁 등이 이어져 일정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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