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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교체, 시간 문제? 이낙연 "자리 연연하는 분 아닐 것"

입력
2021.03.12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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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을 털어낼 카드로 여권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변 장관 교체가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러나 LH 의혹의 불길이 확산돼 더불어민주당이 4ㆍ7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는 것도 치명상이긴 마찬가지라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LH 투기의혹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합조단이 찾아낸 투기 의심 사례 20건 중 11건이 변 장관의 LH 사장 재직 기간(2019년 4월~지난해 12월)에 발생했다”며 “변 장관이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LH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면서 "(변 장관에게)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에 대해 심사숙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황을 확인한 뒤 성역 없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 다 책임지는 것"이라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 발언과 비교하면, 변 장관을 겨냥하는 강도가 세졌다.

민주당도 변 장관의 교체 가능성을 열어놨다. 민주당 보궐선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의 경질은 조금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서도 “(변 장관이)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돼 여권이 들썩였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 장관 거취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다. '불공정'과 '부동산' 이슈가 결합해 정권 심판론으로 폭발하는 건 박 후보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박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변 장관 경질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 조사 결과를 보고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께 종합적으로 의견을 밝힐 생각”이라고 했다. 여권 일부에선 박 후보가 변 장관 교체를 청와대에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수용해 경질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검토 가능한 시나리오로 회자된다.

결국 변 장관 교체가 '시기의 문제'라는 쪽으로 여권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여권이 변 장관을 엄호하지 않는 건 그의 초기 대응 실패가 논란에 불을 지른 책임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변 장관은 LH 직원의 경기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고 두둔해 입길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국민 분노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여론이 진정되지 않으면 변 장관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후의 변수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다. 청와대는 2ㆍ4 부동산 공급대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변 장관 1명을 희생양 삼는 것이 도의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점 등 때문에 변 장관 교체에 미온적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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