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진이형, 대졸 초임 상한도 없앴다...연봉 인상 경쟁 최종 승자는 엔씨

입력
2021.03.11 21:30
수정
2021.03.11 22: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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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원 연봉 1,000만원 이상 인상?
CEO 특별인센티브 인턴까지 지급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국내 기업 가운데선 처음으로 대졸 신입사원 초임제를 없앴다. 신입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넥슨에서 시동 걸린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레이스'에 마지막 주자로 나선 엔씨소프트가 가장 파격적인 '보상 정책'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11일 이런 내용의 연봉 인상 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게임업계에선 인재 유치를 명분으로 한 연봉 인상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맏형격인 엔씨소프트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인 데, 예상대로 업계 최고 수준의 인상안을 들고 나온 셈이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역시 신입사원 시작 연봉 상한을 없앤 것. 현재 개발직군 초임은 5,500만원, 비개발직군은 4,700만원이 상한선이다. 하지만 향후엔 이를 최소 보장하면서도 우수 인재에겐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안겨주겠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방침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실력 있는 인재를 모시기 위한 조치"라며 "상한이 없어 억대 연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직원 연봉을 개발직군은 1,300만원 이상, 비개발직군은 1,000만원 이상 일괄 올려주기로 했다. 이는 기존 800만원씩 연봉을 올렸던 넥슨·넷마블보다 최대 5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사업 성과에 대한 정기 성과급과 별개로 최고경영자(CEO) 특별 인센티브 800만원도 추가로 지급한다. 현재 재직 중인 정규직, 계약직, 파견직, 인턴 등 직무와 직책 구분없이 모든 사원이 받는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이번달에만 성과급을 두번이나 받는 셈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역대급 호황기에 들어선 게임업계에선 연봉 인상 바람이 한창이다. 지난달 1일 넥슨이 전 임직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올리기로 한 이후 넷마블·컴투스·게임빌·스마일게이트 등이 같은 폭의 인상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연봉을 2,000만원씩 올려주기로 했고, 중견·중소 업체까지 동참하면서 경쟁 구도로 번지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만큼 추가 근로 수당 등이 포함되면 올해 업계에서 가장 연봉 인상 폭이 높은 회사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능력 있는 개발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게임회사들이 줄줄이 연봉을 올렸지만 개발자 공급은 제한적이라 앞으로도 비슷한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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