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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망칠라... 민주당, 변창흠 '제물'로 내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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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3시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둘러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변 장관은 지난해 12월까지 LH 사장이었다.
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두고 불거진 이번 사태가 ‘정권 심판론’으로 불붙기 전에 변 장관 거취 정리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대체적 기류다. 다만 변 장관 경질이 ‘2ㆍ4 부동산 대책’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취임 3개월째인 장관 교체가 권력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선을 긋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 장관을 깊이 신뢰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10일 민주당은 변 장관을 적극 엄호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고위직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토지를 매입할 당시 LH 사장으로 재직한 변 장관이 관리ㆍ감독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당 지도부 관계자도 “일부 의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지도부에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시기'에 대해선 철벽을 쳤다. 당대표 권한대행인 김태년 원내대표는 “변 장관 경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고,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당에서 거론되는 변 장관 경질설은) 명백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대표단 오찬간담회에서도 변 장관 거취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에서 '변 장관 교체는 없다'는 명시적 발언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변 장관 사퇴를 당장은 요구하지 않되, '경질 가능성'을 흘려 민심을 다독이려는 접근인 셈이다. 이르면 11일로 예정된 정부합동조사단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조사ㆍ수사 결과 발표가 1차 고비다. LH 직원들의 심각한 투기 정황이 나오면 민주당이 문 대통령에게 변 장관 경질을 건의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주류 입장에선 변 장관이 '꼭 지켜야 할 우리 사람'은 아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변 장관 지키기'를 말하지 않았다. 정 총리는 10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변 장관 경질은)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상황을 확인해본 후 성역 없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지 다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을 가진 정 총리가 총대를 메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청와대 기류는 민주당과 온도 차가 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의 취지를 이해해 달라”고 했다. 변 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변 장관을 조기 교체하면 2025년까지 전국에 8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2ㆍ4 대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청와대가 걱정하는 지점이다. 2ㆍ4 대책으로 그간의 부동산 정책 실기론을 만회하겠다는 것이 청와대 구상이다.
결국 LH 사태가 서울 민심을 얼마나 흔드느냐에 변 장관의 운명이 달려 있다. '희생양'을 내놓는 것은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리는 정치권의 정통적 방식이다. 여권 관계자는 “4월 선거가 다가올수록 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당ㆍ청 간 온도 차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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