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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손대면 땅값 상승…주거복지로드맵 택지도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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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정부가 3기 신도시 일대 토지거래를 조사 중인 가운데 2018년 7월 지정된 '주거복지로드맵'의 공공주택지구 농지가 2, 3배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복지로드맵은 연령대와 소득수준별 맞춤형 주거지원 및 서민·실수요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사회통합형 중장기 주거대책이다.
로드맵에 포함된 수도권 공공주택지구는 4만8,000가구 공급이 목표다. 2017년 11월 로드맵 발표와 지구 지정까지 8개월의 시차가 있어 개발 호재를 기대하며 땅을 사들일 시간이 충분했다. 일부 지역에선 후보지 발표 전부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투기 수요가 땅값을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거복지로드맵 공공주택지구 10곳의 면적은 3기 신도시에 비해 넓지 않다. 가장 큰 게 '남양주 진접2'(129만2,000㎡)다. 이외에 '군포 대야미'(67만8,000㎡), '성남 금토'(58만3,000㎡), '성남 복정'(64만6,000㎡), '구리 갈매역세권'(79만9,000㎡), '부천 괴안'(13만8,000㎡), '부천 원종'(14만4,000㎡), '의왕 월암'(52만4,000㎡)까지 수도권이 9개 지구다. 지방은 '경산 대임'(163만㎡) 한 곳이다. 주거복지로드맵 계획 발표 후 토지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땅값은 활활 타올랐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주요 지구의 면적 1,000㎡ 이상 농지(전답)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11월에 매매된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의 한 논은 3.3㎡(1평)당 47만원에 팔렸다. 비슷한 위치에서 거래된 논의 평당 매매가는 2018년 100만원, 2019년엔 234만원까지 급등했다. 경기 군포시 대야미동의 평당 매매가도 2017년 51만원에서 2018년 145만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경기 성남시 금토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인 2019년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거래된 밭은 평당 87만원에 팔렸지만 2019년 297만원, 지난해 300만원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 부천시 원종동에서 매매된 밭은 2017년 50만원, 2018년 75만원, 2019년 82만원으로 올랐고 2020년엔 토지주가 매물을 거둬들여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
3기 신도시와 함께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된 과천 과천지구와 안산 장상지구 또한 땅값이 상승했다. 과천동의 농지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전인 2016년 평당 210만원이던 가격이 2019년엔 347만원까지 올라 거래됐고, 안산 장상동의 농지는 같은 기간 평당 5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땅값 상승이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투기 수요가 몰려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동시에 투기 차단을 위한 토지거래허가제 무용론도 나온다. 지자체 허가를 통해 용도대로 땅을 활용하도록 한 제도지만 농지의 경우 농업경영계획서만 제출하면 누구나 쉽게 땅을 사들일 수 있는 탓이다.
3기 신도시 인천 계양지구만 해도 3,938㎡ 면적의 밭이 2018년 4월 7억2,000만원에 팔렸다가 신도시 지정 후인 2019년 5월 12억6,500만원에 땅 주인이 바뀌었다. 매수자는 1년 1개월 사이 5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긴 것이다. 2017년 12월 군포시 대야미동 1,035㎡의 밭도 3억원에 거래됐다가 지난해 3월엔 4억7,000만원에 손바뀜 했다. 파는 사람은 큰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고, 산 사람은 토지수용으로 더 많은 보상금을 기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토지보상 전문가인 신태수 지존 대표는 “꾼들에게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매물이 줄어든다는 문제만 있을 뿐, 누구보다 보상을 잘 받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제도 자체는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투기꾼들은 수용되더라도 손해를 안 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뛰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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