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료 정보 시장 휩쓴 ‘강남언니’ 앱, 비결은 이름이었다

입력
2021.03.10 10:33
수정
2021.03.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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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만든 의료 정보 서비스가 일본을 휩쓸고 있다. 일본 1위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병원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일본 진출 4개월 만에 1위를 다투고 있다.

10일 국내 스타트업 힐링페이퍼에 따르면 이 업체에서 제공하는 미용의료정보 앱 '강남언니'가 일본 병원 350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는 일본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1위 서비스 '토리뷰'와 같은 숫자다. 이 업체가 제공하는 강남언니 앱은 일본의 성형 및 미용 전문 병원들의 시술 가격, 이용자 후기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힐링페이퍼가 일본에서 제공하는 강남언니 앱. 힐링페이퍼 제공

힐링페이퍼가 일본에서 제공하는 강남언니 앱. 힐링페이퍼 제공

강남언니 앱이 단기간에 일본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름이다. 일본에서 '강남'은 성형 및 미용의 상징으로 통한다. 일본인들은 지명이 갖는 상징성을 명칭에 그대로 적용한 이 앱을 '강나므언니'로 부른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일본은 인구당 성형 건수가 한국보다 높을 정도로 성형을 많이 한다"며 "유명한 강남을 명칭에 사용하면서 한국에서 온 서비스로 알려지며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서비스는 일본 서비스들이 취약한 한국 성형 및 미용전문 병원들의 정보를 함께 제공해 이용자들을 확보했다. 평소 한국 병원 정보를 많이 찾아보는 일본인들을 겨냥해 양국간 정보를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일본 현지법인에서 미용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 출신의 영업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한 것도 병원을 늘리는데 주효했다.

힐링페이퍼는 2019년 11월 강남언니의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며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10만건의 시술 후기를 갖고 있는 일본 2위 서비스 '루쿠모'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힐링페이퍼는 해외 서비스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강남언니의 전체 이용자 280만명 가운데 약 10%인 25만명이 해외 이용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 올 수 없게 된 일본인들이 강남언니 앱으로 현지 병원 정보를 많이 검색한다"며 "여기 맞춰 서비스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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