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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당 390명... "성별 불일치, 정신장애 아니다"

입력
2021.03.29 04:30
수정
2021.04.01 10: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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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트랜스젠더들의 모습. 사회적 혐오 탓에 특정 이미지로만 부각되곤 하지만, 실제 이들의 모습은 '트랜스젠더'라는 하나의 단어로 단순화하기 어려울 만큼 각양각색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고(故) 변희수 전 육군 하사, 가수 하리수씨, 탕펑(唐鳳) 대만 디지털 정무위원, 할리우드 배우 엘리엇 페이지, 레이철 레빈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양한 트랜스젠더들의 모습. 사회적 혐오 탓에 특정 이미지로만 부각되곤 하지만, 실제 이들의 모습은 '트랜스젠더'라는 하나의 단어로 단순화하기 어려울 만큼 각양각색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고(故) 변희수 전 육군 하사, 가수 하리수씨, 탕펑(唐鳳) 대만 디지털 정무위원, 할리우드 배우 엘리엇 페이지, 레이철 레빈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구 10만명 당 390명.

2017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서 추정한 트랜스젠더 비율이다. 미국과 사정은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의 인구수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약 20만명 가량이다.

트랜스젠더란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이 인지하는 성별이 다른 사람을 뜻한다. 이 불일치 탓에 트랜스젠더는 △몸에 대한 혐오감 △자신과 타인이 인식하는 성별이 다른데 따른 불편함을 느끼는데, 이를 성별위화감(젠더 디스포리아)이라고 한다.

디스포리아는 인간의 자연스럽고 다양한 모습 중 하나라는 것이 세계 의학계의 공식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질병분류에서 “성별불일치가 정신장애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APA) 역시 디스포리아가 장애가 아닌 상태라고 간주한다. 탕펑(唐鳳) 대만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과 레이철 레빈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도 트랜스젠더다.

2019년 서울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9년 서울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약 60~70%는 디스포리아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 조치를 원한다. 미 캘리포니아 주(州)가 트랜스젠더 3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호르몬 치료를 받았을 때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51.3%)가 아무 조치를 받지 않은 경우(75.2%)보다 23.9%포인트 낮았다.

관련 정신과 진단을 받아야 호르몬 치료 등이 가능한데도, 국내에선 디스포리아 해소의 첫 관문인 트랜스젠더 진단조차 쉽지 않다. 인권위에 따르면, 정신과 진단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중 26.3%가 그 이유로 "제대로 진단해줄 병원을 찾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정현(활동명·31)씨는 "각자 경험을 토대로 퀴어 프렌들리한 정신과 병원 정보를 리스트업하는 '성소수자알권리보장지원 노스웨스트호'라는 블로그가 3년 전 처음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로의 경험에 기대어 작은 정보라도 나누는 것이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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